봉사활동,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봉사활동,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5.25 2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 포럼
최현식 <주성대학 보건행정과 교수>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봉사활동이 기본적 교육단위로 편성되어 있다. 또한 그 학생의 자질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중·고등학생의 학생기록부엔 봉사활동시간을 기록하는 부분이 있으며, 대학 교육과정엔 기본 이수학점으로 편성되어 있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봉사를 해야만 하는 구조이다.

원래, 자원봉사(volunteer)라는 말은 라틴어의 볼런타스(Voluntas)에서 유래했다. 인간의 자유의지, 즉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는 의사라는 뜻으로 의무감이 아닌 자발적으로 행하는 활동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자원봉사라는 말이 사용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자발적으로 병역을 지원하는 지원병들을 가리킨 것으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사회복지분야에서 자발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을 자원봉사자(Volunteer)라는 말로 부르면서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봉사에 대한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은 봉사의 뜻을 알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있어서 봉사활동은 주어진 제도에 맞추기 위한 행위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매학기 방학만 되면 아파트 및 동사무소 등에서 정해진 시간에 접수한 학생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고 확인서를 받는 모습들은 주위에서 흔하게 보았을 것이다. 학생들의 봉사활동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부문화, 봉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과도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행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사교육으로 인해 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의 실정을 감안한다면, 주어진 시간을 채우는 방식의 운영보단 봉사활동의 내용을 중시해서 평가한다면 지금보단 교육적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오죽하면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를 대신하여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성행할 정도이며, 이런 학부모들로 인해 지역의 사회복지관들이 북새통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연말이면 대기업에서 행사하는 봉사활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봉사활동 이벤트조차 없다면, 나눔의 행사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사회의 문화형성이란 측면에서는 어떠한 형태에서든 봉사활동 자체가 활성화되는 것은 함께 살아간다는 공동체 의식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자발적 동기가 결여된 경우라면 지속성과 순수성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도로에서든, 언론에서든 출마한 후보들의 일성을 들어보면 지역에 봉사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것이다. 과연 청소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한 기성세대들은 어떠한 시각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만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라도, 유세에서 거론하는 지역봉사라는 단어 속에 봉사에 대한 최소한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