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본 아버지의 무한대 사랑
영화로 본 아버지의 무한대 사랑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05.06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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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빌리 엘리어트·아이엠 샘·가족' 추천
시대의 그늘·장애에도 자식 향한 뜨거운 부성애 '감동'

'아버지의 파란 낫이 지나는 자리마다/여덟 포기 벼가 눕고/노란 달이 동글동글 떠올랐다/그림에 관한 한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는 분이/마지막 땀방울을 떨어뜨리면/논바닥에는 수만 개 달이 떠 있었다/들에서 돌아온 아버지는/숫돌 앞에 무릎을 꿇고 낫을 갈았다/두 손 모아 갈고 또 갈았다.' 원무현 시인의 '아버지의 낫' 작품 일부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우리의 아버지는 꾀부리지 않고 늘 큰 어깨로 자식의 짐을 덜어주었다.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의 여윈 어깨를 단 한 번이라도 안아준 적이 있는가 너를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만분의 일이라도 이해하려 애쓴 적이 있는가"라는 후회를 한다면 아샘지의 이름으로 무한대의 사랑을 보여준 영화를 감상해보자.

◇ 인생은 아름다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수용소의 참혹한 현실로부터 아들을 지키기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블랙 코미디 영화. 러시아의 혁명가 트로츠키가 암살당하기 직전에 남긴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는 말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이 영화는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인 로베르토 베니니가 이탈리아의 유대인 기록 보존센터의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성한 작품. 아들 조슈아가 나치의 끔찍한 학살을 어린 나이에 깨닫지 못하게끔 지옥을 놀이동산으로 꾸며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아버지와 아들에게 이 모든 것은 게임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려고 광대처럼 걸어가는 귀도의 채플린 같은 몸 개그를 보며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에 충분하다. 참혹한 현실을 살아야 하는 중압감보다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이 더 무거운 영화다. (이탈리아·코미디/전쟁·116분)

◇ 빌리 엘리어트

폐업 중인 탄광촌에서 춤에 재능을 보인 소년 빌리. 발레를 반대하던 아버지. 그러나 빌리의 열정적인 춤을 보고 마음을 바꾼 아버지의 깊은 사랑. 꿈을 가진 소년이 불행과 맞서면서 그 꿈을 완성해 가고 비로소 불행하게만 생각됐던 삶에서 행복을 찾아간다는 한 편의 자서전 같은 성장 스토리. 빌리의 꿈을 이뤄주고 싶어 오디션 비용을 마련해 주기 위해 영화 속 아버지는 노조를 배신하고 탄광으로 복직한다. 복직을 말리는 빌리의 형을 향해 "일할 거야 빌리도 나 같은 광부 만들 순 없어." 이 한마디는 이 시대 아버지의 그늘을 느끼게 한다. (프랑스/영국·드라마/코미디·110분)

◇ 아이 엠 샘

7살의 지능을 가진 샘(숀 펜)이라는 한 남자의 눈물겨운 부성애를 통해 관객의 눈물을 자아내는 영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매우 친절하게 관객에게 샘과 그의 어린 딸인 루시(다코타 패닝)의 성장 과정을 착실하게 보여주면서 샘의 부성애를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샘이 비록 7살의 지능밖에 가지지 못한 장애인이지만 루시에게 있어서는 얼마나 이상적인 아버지인지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 좋은 아빠 샘과 그런 아빠를 사랑하는 루시의 따뜻한 사랑이 그대로 녹아 있는 영화다.(미국·드라마· 132분)

◇ 가족

감옥에 갔다 온 딸이 애처롭고, 마음 아프지만 그걸 숨긴 채 의연함과 단호함을 가장하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의 속 깊은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다. '드러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사랑'을 별다른 말 없이도 탁월하게 표현해내는 영화 속 아버지를 통해 표현하지 않는 사랑보다는 용기를 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내뱉을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한다. 특히 "아버지의 한쪽 눈을 멀게 한 것이 내가 맞느냐"라며 따지고 드는 딸 앞에서 태연함을 가장하는 모습과 병 탓에 모조리 빠져버린 머리칼을 숨기려 삭발을 하고는 어색하게 웃는 장면에선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한국·드라마·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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