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로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시장 경쟁률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5일까지 수도권 아파트의 경매시장 평균 경쟁률은 5대 1로 16개월 전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급랭했던 2008년 12월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10월 4대 1까지 떨어졌던 수도권 아파트 경쟁률은 2009년 초부터 응찰자가 다시 몰리며 2월 10대 1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가 강화된 뒤에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2일 동부지방법원에서 경매된 송파구 방이동의 전용면적 142㎡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는 4명이 입찰표를 제출해 11억2000만 원에 매각됐다. 지난해 6월에 실시된 동일 면적의 이 아파트 경매에는 29명이 경합해 12억5855만 원에 낙찰됐었다.

성남지원에서 지난 12일에 실시된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전용 134.6㎡는 7억152만 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1명뿐이었다. 5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동일 면적의 이 아파트 경매에는 6명이 몰려 7억5380만 원에 팔린 바 있다.

경쟁이 시들해지면서 낙찰가율도 동반 하락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 90%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달 15일 현재 82.4%로 7.6%포인트 떨어졌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 법정은 여전히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개찰을 해보면 제출된 입찰표의 수는 전보다 줄었다"며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입찰장에 와서 분위기를 살피거나 선뜻 입찰표를 내지 않고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