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재밌는 것 찾기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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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03.31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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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독서교육
토론·독후감 활동 벗어나

일상 경험에서 책과 만남

자신 탐색 통해 판단력 ↑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셔우, 서머셋모옴 등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는 셀 수 없이 많다. 여기에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영혼을 사로잡았던 '해리포터' 시리즈의 조앤 K. 롤링까지. 세계적인 작가를 배출한 영국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영국의 독서교육'(대교·224쪽·1만8000원)을 쓴 저자 김은하씨는 "해리포터의 새 시리즈가 판매되기 전날이면 영국 아이들은 전국에서 밤새 서점 앞에 장사진을 치고 책을 기다리고,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찾듯 좋아하는 작가를 마음 설레며 만난다"며 "영국 아이들이 갖는 책과 관련된 경험은 우리보다 훨씬 풍부하고 수업과 관련되면서도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도서 '영국의 독서교육'을 중심으로 책과 친해지는 방법을 살펴본다.

◇ 책과 관련된 경험을 제공하라

영국의 아이들은 평생 책에서 펼쳐지는 상상력에 열광하고 주인공에 공감하며, 성장통과 씨름하고, 편견을 깨고 용기를 얻는다.

도서관의 중고 책 벼룩시장에서 바비큐를 굽는 것, '찰리와 롤라'시리즈를 텔레비전을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것.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퍼즐 놀이를 하는 것, 작가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는 것, 도서관에서 종이접기와 숙제를 하고 오는 것,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그리는 것, 요리책을 보고 요리해보는 것, 여행을 가려고 지도를 찾아보는 것 자체가 독서교육이다. 우리가 독서교육이라는 말에 가두는 고정관념, 즉 책상에 바로 앉아 책을 읽고, 토론하고, 독후감을 쓰는 핵심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책을 만날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는지를 영국 독서교육을 통해 알 수 있다.

◇ 5살짜리도 스스로 책을 고른다

퀴즈의 답을 잘 맞히는 능력보다 문제에 대한 합리적 판단력, 지성을 키우는 데 영국의 교육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국 아이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자율성을 얻어가는 과정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는 데서 시작된다. '그냥'·'남들도 다 좋아하던데 뭐'식의 얼버무리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것이 언어로 풀기 힘든 직관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어도 자신의 느낌을 글이든, 음악이든, 춤이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게 한다. 어떤 과목을 왜 좋아하는지, 어떤 책을 왜 좋아하는지, 뭘 할 때 내가 기쁜지,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치는 시간을 주어 탐색하게 한다. 이런 훈련을 통해 5살 유치원생만 해도 자기 스스로 책을 고르고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댈 줄 안다. 연령별 추천도서에 매이지 않고 자신의 선호에 따라 읽으므로 아이마다 독서의 족적이 다 다르다. 영국의 부모가 전집의 형태로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 생활의 일부가 된 공공도서관

영국에는 전문도서관 2300개를 빼고 전국적으로 공공도서관이 4500개가 넘는다. 대출기간은 한 번에 12권을 3주간 빌릴 수 있다. 그 책을 찾는 사람만 없으면 1회 연장도 가능하다. 영국도서관은 책뿐 아니라 문서, 악보, 지도, 잡지, 도록을 대출할 수 있고, 영화, 다큐멘터리 DVD나 비디오 테이프, 오디오 CD, 교육용 시디롬도 대여할 수 있다. 어린이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비소설류는 그림 표시를 해 주제별로, 초등생 이상을 대상으로 한 소설류는 저자별로 분류해 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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