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65>
궁보무사 <65>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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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부용아씨의 복수

“어허! 팔결성주 오근장에게 그런 변태 기질이 있다고 한다면 큰일인데요? 우리가 몰래 여자로 변장시켜서 들여보낼 양지가 미처 일을 시작해 보기도 전에 성별(性別)이 금방 들통 나 버리고 말 터인데…….”율량이 몹시 난처한 듯 이맛살을 조금 찌푸리며 말했다.

“호호……. 우리 그 점에 대해선 제 얘기를 좀 더 들어보시고 난 다음에 자세히 논하기로 해요. 겉보기에도 음흉하게 생겨먹긴 했지만 오근장놈이 속으로 얼마나 심하고 더러운 변태인지는 나처럼 그를 직접 겪어본 여자들만이 알 수가 있답니다.

놈은 여자와 잠자리를 시작하기에 앞서 그 잘난 자기 물건을 자랑스럽게 쑥 끄집어내어 적당히 흔들어 보인 다음 다짜고짜 꿀통이나 물통 혹은 술통 속에 푹 집어넣었다가 도로 꺼낸답니다.

이를테면 꿀통 속에 자기 그것을 푹 집어넣었다가 꺼내어 완전히 꿀투성이가 되도록 해놓는 것이지요. 그런데 놈은 그걸 제대로 닦지도 않은 채 여자의 입에갖다 대게 하고는 여자가 혀를 내밀어서 억지로 싹싹 핥아먹게 시키지요. 그래도 꿀이라면 달기나하지, 독한 술이 가득 담긴 술통 속에 자기 그것을 쑥 집어넣어 담갔다가 끄집어낸 것을 여자 입에 바짝 들이밀 때에는 참으로 난처했답니다.

언젠가 아주 독한 술 통속에 푹 담갔다가 막 끄집어낸 것을 제가 어쩔 수없이 싹싹 핥아주다가 그만 술에 취해버려 제가 인사불성의 상태로 한참 고생한 적도 있었지요. 이렇게 자기 맘내키는 대로 여자를 개취급에다가 고양이취급을 해대곤 하니 이 세상 어느 여자들이 그런 싸가지 없는 놈을 좋아하겠어요.”부용아씨는 갑자기 옛날 일을 더듬어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경질이 나는지 이맛살을 잔뜩 찌푸려가며 말했다.

“그러면 그러한 것들이 우리가 오근장을 죽이는데 도움이 되어질 수 있다는 말씀이옵니까.”“물론이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결정적인 도움이 되어질 수도 있지요.”“어 어떻게?”“놈이 늘 버릇대로 자기 그걸 무슨 통 속에다 무심코 푹 담갔다가 도로 꺼내어 여자 앞에 바짝 들이대는 순간 재빨리 해치우면 되는 거예요.”“가 가만있자……. 대충 생각해 보니, 아씨께서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네요. 어떻게 하든 오근장 성주가 남자로서 내세울 수 있는 자기 그것을 불이 잘 붙은 기름통 속에 푹 집어넣었다가 다시 꺼내어 가지고 그걸 여봐란 듯이 자랑스럽게 들이대는 순간, 켜져있는 등잔불을 별안간 거기에 갖다 대어서 통째로 불을 붙여버리자는 의견인 것 같사온데…….”율량이 다소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네, 맞았어요. 바로 그거예요. 역시 율량님께선 머리가 좋으시니 제 말뜻을 참 잘 알아들으시네요.”부용아씨가 기분이 무척 좋은 듯 손뼉을 탁탁 마주 쳐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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