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청주공항활성화 조급증 버려야
충북도, 청주공항활성화 조급증 버려야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0.03.14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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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석재동<정치·경제부차장>
지난 9일 충북도에서 낸 '청주공항 이용객 급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는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내용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숫자놀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보도자료는 이용객 비교시점을 지난해와 올해 1, 2월로 잡아 분석했다. 청주~제주노선은 지난해 14만2000명에서 17만3000명으로 대폭 증가했고, 국제노선은 1만1000명에서 1만7000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28일부터 각 항공사와 여행사의 하계 운항스케줄이 시작되면 급증세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선 1, 2월 이용객 증가는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6월12일부터 청주-제주 노선을 취항한 데 따른 착시현상이다. 이스타항공은 B737-700 제트기(149석)를 투입해 매일 청주~제주노선을 4편 운항하고 있다.

탑승률이 90%가 넘고, 결항이 없는 것으로 알져진 점을 고려하면 하루 500명 이상씩 두 달간 3만명가량이 이용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도는 보도자료에서 이같은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

국제선도 이용객도 늘었다고 하지만 지난해 이용객이 3만3600명으로 2008년 12만9000명에 비해 무려 9만3000명(73%)이나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다. 국제정기노선이 확충되지 않은 채 일시적으로 전세기 취항 증가에 따른 이용객이 급증한 점은 홍보할 만한 사항조차 되지 못한다. 충북도가 청주공항 활성화를 얼마나 바라고 있고, 노력하는지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래도 이건 좀 아니다. 공항활성화라는 절대명제 앞에 조급한 성과물을 제시하기보다는 거시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는 도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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