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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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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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여름은 뜨거운 날씨였지만 덥다고 할 수 없는 그런 날씨였다.

공해가 없는 도시다.

인구도 많지 않기 때문에 번잡하거나 교통이 막히지 않았다.

평양시민들도 일찍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이 고려호텔을 지나 평양역으로 전철을 타러 간다.

아침인사를 건네면 “반갑습니다.

” 웃으며 인사를 한다.

평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축물은 인민대학습당과 105층의 유경호텔이였다.

거리에는 궤도 버스(전차)와 무궤도 버스가 다니고 2층 버스도 다녔다.

고려호텔 라운지에서 평양을 둘러보면 참으로 아름답다.

멀리 주체사상탑도 보이고 대동강 건너 아름다운 산들이 점점이 펼쳐진다.

지하 100미터 아래로 달리는 평양시민이 자랑하는 지하철도 타 보았다.

그곳에서 시민들과 뜨거운 악수도 나누었다.

평양의 아이는 나에게 거수 경례를 하였다.

너무 사?! 壕볜? 소년이었다.

그리고 옥류관에서 그 맛있는 평양냉면, 평양국수도 먹었다.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먹었다.

고려호텔에서 커피도 마셨고, 황석영 소설가와 평양 노래를 맥주 집에서 평양의 여자와 함께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를 배웠다.

‘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 그 얼마나 많으랴/ 헤어진대도 헤어진대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그런 사람 나는 귀중해//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 기억 속에 없는 이 있고/ -잠깐 만나도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그런 사람 나는 귀중해// 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 그 얼마나 많으랴 /헤어진대도 헤어진대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그런 사람 나는 못 잊어/ 아-심장에 남는 사람/ 나는 귀중해’.이 노래는 참으로 가슴을 파고 들어왔다.

그리고 나는 평양에서 만난 젊은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조국의 하늘 아래 북녘의 동포를 한 사람쯤 가슴에 담고 싶었다.

그것은 꿈이 아닌 현실로 되었다.

평양, 백두산, 삼지연, 묘향산 내내 함께 다녔다.

백두산에 올랐을 때는 꼭꼭 팔짱을 끼고 조국산하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평양의 젊은 장혜명 시인은 우리를 바라보고 웃었다.

백두산도 환하게 웃었다.

둥근 해가 막 떠올랐다.

장혜명 시인은 나에게 ‘나의 삼천리’라는 자기 시집 첫 장에 ‘김창규 선생 생일을 축원합니다.

통일의 길에서 언제나 함께 있기를 2005년 7월 25일’이라고 적었다.

그의 시집에 ‘나의 어머니’라는 시 전문을 소개한다.

‘오리오리 백발이 머리우에 하얗건만/ 오륙이 성성한데 칠순이 대수냐/ 농장일 나가시는 어머니// 남은 여생 편하시라 자식마다 모시려 해도/ 나라앞에 공밥을 축내서야 그게 사람이냐/ 고향땅을 안 뜨시는 나의 어머니// 때로 내 일에 지쳐 주저앉으면/ 연약한 그 손이 내 마음 부추겨줍니다/ 이 세상 가장 큰 힘으로 등을 밀어줍니다/ 주체81(1992)년 장혜명 시인은 비교적 젊은층에 속한다.

아직 나이가 50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남쪽의 시인들과 친했고, 서울을 자주 내려왔고 필자도 서울 아차산 힐튼호텔에서. 3·1절, 8·15행사 때 만난 적이 있는 시인이다.

가장 많이 이름이 알려진 시인이다.

그의 다른 시 한편을 보자. ‘애국의 글발’ 그 누가 읽으라고 썼다기에는/ 너무도 깊은 밀림속에/ 내 가슴 세차게 울리는/ 글발이 있어라// “조선독립 만세!”/ “항일대전승리 만세!”/ 이 글발 새기며/ 하루밤 여기서 묵어간 투사들은/ 최후를 마칠 때에도/ 이 말을 소리높이 웨쳤으리니/ 오, 누가 읽으라고만 남긴/ 글발이 아니었구나!/ 그것 없인 순간도 못살았던/ 애국의 붉은 피 글발로 굳어진것이였구나/ 기난긴 항일의 20성상에서/ 례사로운 숙영의 밤/ 그 밤에 새겨놓은 몇줄의 글발에조차/ 조국애는 이리도 뜨거이 굽이쳤거늘/ 알겠노라, 알겠노라/ 청봉의 글발이여/ 애굿을 위한 류다른 순간이란/ 달리 없음을 내 알았노라/ 주체73(1984)년 장혜명 시인은 올해도 서울에 올 것이다.

그 때는 더 친숙해지겠지, 보고 싶은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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