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항력… 과학원리 알면 흥미 두배
양력·항력… 과학원리 알면 흥미 두배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02.17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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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초의 과학 동계 올림픽
1000분의 1초로 승부가 갈리는 스피드 세계에서는 1g의 무게와 공기저항 차이에도 메달 색깔이 변한다. 그래서 눈과 얼음에서 치러지는 동계올림픽을 속도와 자신과의 싸움 경연장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여기에 경기 15종목 모두 스피드를 높이고 시간을 줄이기 위한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공기저항을 줄여 속도를 높이거나, 스핀을 이용해 회전횟수를 늘리는 등 동계올림픽 종목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를 살펴보자.

평균 속력 시속 90~140

코스에 물·소금 뿌려 속도

◇ 스키

평지에 가까운 코스를 주행하는 경기(노르딕스키)는 폭이 좁고 길이가 짧은 스키를 사용하는 반면, 가파른 경사면을 빠르게 내려오는 경기(알파인스키)는 안전하게 내려오기 위해 폭이 넓고 길이가 긴 스키를 사용한다. 알파인스키의 세부 종목 중 하나인 '활강'은 공기 저항을 피하기 위해 무릎을 굽힌 웅크린 자세로 내려온다.

선수들의 평균 속력은 시속 90~140km. 코스에 물이나 소금을 뿌리기도 하는데, 눈 표면(설면)을 살짝 얼리면 마찰력이 작아져 속도가 높아진다. 60~70개의 기문을 통과하는 '회전'경기는 이동 경로를 줄이기 위해 직선에 가까운 턴을 한다. 이때 스키 날을 설면에 세워 원심력을 극복하고 스키의 탄성력을 이용해 빠르게 몸을 회전한다. 이때 선수들의 무릎에 가해지는 무게는 자기 체중의 6배에 달한다.

길이 111.12·곡선비율 48%

유니폼 'ㄱ' 자 구성·방탄 소재

◇ 쇼트트랙

빙판에 납작 쐴?려 넘어질 듯 아슬아슬 코너를 도는 쇼트트랙. 총길이 111.12m의 트랙 중 곡선의 비율은 48%(53.41m)지만 실제 곡선운동 비중은 80~90%에 달할 정도로 곡선 움직임이 많다. 쇼트트랙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공기 저항과 마찰. 선수들은 빨리 내달리기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상체를 지면 가까이에 붙인 채 경기를 한다. 겉으로 볼 때는 단순 '쫄쫄이'로 보이는 유니폼은 허리를 펴고 스케이팅을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아예 'ㄱ'자로 꺾여 있고 다른 선수의 스케이트에 다치지 않기 위해 방탄소재로 되어 있다.

항력 줄이기 위해 머리 숙여

달리는 거리 15·시속 40

◇ 봅슬레이

탑승한 선수들은 항력(앞으로 나가는 물체에 저항하는 공기의 힘)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푹 숙인다. 봅슬레이는 무거울수록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출발할 때 선수들이 썰매를 밀며 달려야 하기 때문에 썰매 자체의 무게는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선수들은 마찰이 큰 스파이크가 달린 신발을 신고 얼음을 박찰 때 반작용의 힘으로 달려 나간다. 달려 나가는 거리는 15m 정도. 속도는 시속 40km 정도 된다. 모든 봅슬레이에는 동일한 중력이 작용하지만 운동 상태와 장비에 따라 항력, 마찰력, 운동에너지가 달라진다. 항력을 줄이기 위해 썰매는 항공역학적으로 디자인하고, 날의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어 마찰력을 줄인다. 커브를 돌 때는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최단 거리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벽을 타고 커브를 돌면 속도는 빠르지만 이동 거리가 길어지면서 최종 주행시간이 늘어난다.

자세 '11'자에서 'V'자 변화

양력 최대 28% 증가 차이

◇ 스키점프

더 멀리, 오래 날기 위해서 몸을 띄워주는 '양력'은 최대한 크게, '공기 저항'은 최소화해야 한다. 선수들은 하늘을 날 때 스키를 브이(V)자로 벌린다. 양력은 힘을 받는 면적이 넓을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30여 년 전만 해도 11자 자세로 뛰던 선수들은 V자세일 때 양력이 최대 28%나 증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부분 선수들이 자세를 바꿨다. 선수들이 경사면을 웅크린 자세로 내려오는 것은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여 가속을 얻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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