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과 평등
균형과 평등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2.1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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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석혜전 <청원 석문사 주지스님>
세상사에는 긴 것 짧은 것, 높은 곳 낮은 곳, 좋은 것 나쁜 것, 좁은 것 넓은 것 등으로 이뤄져 있어 이것을 고르게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을 균형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왜 세상이 이렇게 고르지 못한가"불평한다. 그렇다. 모든 것이 내 뜻과 마음에 맞고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없는 세상이라면 누가 이 사바세계를 아귀지옥이라 했겠는가.

요즘 한국사회는 각 분야에 갈등이 난무하다. 이 갈등을 없애기 위해선 진정한 평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평등이란 평(平)자는 평평할 평자이고 등(等)자는 같을 등 자이다. 平(평)자의 二는 하늘과 땅을 의미하고 十자는 동서남북의 사방을 의미하고 점 둘은 저울추를 의미한다. 즉 하늘과 땅 사이 동서남북 사방이 저울의 추처럼 고르다는 뜻이다. 等자의 竹(대죽)은 대나무처럼 곧고 가지런하고 속이 비어 욕심이 없다는 의미이고 土(흙토)는 대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땅을 의미하고 寸(마디촌)은 대나무의 일정한 마디를 의미한다. 즉 뿌리를 두고 곧게 일정한 매듭을 지우며 욕심을 버리고 속을 비워 홀가분하고 가지런하다는 뜻이다. 종합하면 평등이란 세상사 모든 사람을 대할 때는 편견과 욕심을 버리고 나와 같다는 의미이다.

조선시대 삼촌으로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는 종기 병으로 고생을 하다가 강원도 상원사에서 불치의 병을 고친 조선왕조 세조 대왕은 상원사를 다시 찾았다. 그때 마침 공양(식사) 시간이 되어 공양차비를 했는데 맨 끝에 앉아있던 어린사미(동자) 한 사람이 바루(스님들의 밥그릇)를 잡고 세조 대왕에게 다가가 면전에서 "이 거사 공양하시오"라고 말했다. 모여 있던 스님과 신하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나 정작 그 말을 들은 세조는 크게 웃으며 "네 스님"하면서 "여러분 이 사미스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불가에서는 계급이 없이 평등하니 내가 이씨니 이 거사가 맞습니다"라고 하며 그 어린 사미승에게 삼 품직 벼슬을 하사했다.

그 증표로 친히 전 홍대(붉은 천을 감은 임금님의 허리띠)를 하사했다. 그로부터 세상에는 어린 아이들에게 귀하게 되라는 징표로 붉은 띠로 허리를 매어 주었다. 50년전 시골에서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런 붉은 허리띠를 매어 주었다. 필자의 동생도 10세 전에 매고 다니던 기억이 난다.

어떤 철학자는 "전 인류는 단지 한 선조밖에 갖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어느 인간이 어느 인간보다도 뛰어났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했다. 우리는 평등하면 고루 나눠 가지는 공산주의자들의 평등을 연상하게 되어 만인의 평등을 주장하면 사상이 의심스러운 자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현 시대에는 온갖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성차별 빈부의 차별, 인종차별 종교적 편견 등으로 서로가 서로를 질시하며 투쟁하고 있다. 양반과 쌍놈의 구분이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다.

광복 후 친일파와 6·25이후 좌익으로 분류된 자는 공산주의로 낙인찍혀 그 당사자뿐 아니라 친족까지 연좌제로 묶어서 차별했다. 연좌제가 없어진 지금도 정치하는 인간들은 자기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이 문제를 물고 뜯고 한다. 우리는 통일을 원한다. 남북이 화합을 모색하고 통일의 초석을 다듬어가고 있다가 지금은 전쟁 위협의 잔재인 핵문제로 소강상태이나 머지않은 시간에 우리는 통일을 모색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6.25의 당사자와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다는 것은 평등을 알기 때문이다. 하루속히 이 사회에 평등이 뿌리내려 정다운 나라 건전한 사회 행복한 가정이 이뤄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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