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감이 납치사건 의뢰 '파장'
현직 교감이 납치사건 의뢰 '파장'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2.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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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20대 회사원 납치사건(뉴시스 2월3일 보도)을 현직 교감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들을 불구속 입건하고 조기에 마무리하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A(55), B씨(52·여) 부부는 지난해 12월 초 가출한 딸의 남자친구를 알아내기 위해 심부름센터에 사례금 800만 원을 주고 일을 의뢰했다.

딸이 가출한 원인을 남자친구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딸의 남자친구를 혼내주라'는 의뢰를 받은 심부름센터는 직원 C씨(35)를 시켜 지난해 12월14일 오전 8시30분께 회사에 출근하던 D씨(29)를 승용차에 납치했다.

C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지라'고 위협하며 D씨를 주먹으로 폭행했다. 영문도 모른 채 폭력과 위협에 몸을 떨던 D씨는 반나절이 지나서야 간신히 풀려났다.

C씨는 또 D씨의 현금카드를 빼앗아 1000만 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보복이 두려웠던 D씨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지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경찰에 전해지면서 설득 끝에 털어놨다.

문제의 발단은 이번 납치사건을 의뢰한 A씨가 도내 모 사립고등학교 교감이라는 게 알려지면서부터다.

부모가 심부름센터에 의뢰해 딸의 남자친구를 납치하고 혼을 내주라고 지시한 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도덕적으로 청렴해야 하는 교직원이 이를 의뢰했다는 부분은 더욱 충격적이다.

게다가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납치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피의자들을 단순 불구속 입건하는 등 사건을 조기에 진화하는데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개인의 사생활인 부분이 있어 밝히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밝히게 됐다"며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다.

교육계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잇따른 교육계 비리로 침체돼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 사건의 파장이 교육계로 번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눈치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타 지역 교육청의 비리 문제로 침체돼 있는 분위기 속에 교직원이 이같은 일을 벌이다니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선 사건의 진위를 파악한 후 해당 교감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3일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딸의 남자친구를 납치하도록 한 A씨 부부를 강도교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심부름센터 직원 C씨 등 2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

경찰은 조만간 검찰 지휘를 받아 신병을 처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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