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원들 고뇌에 박수를 보낸다
충북도의원들 고뇌에 박수를 보낸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0.01.31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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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석재동<정치·경제부차장>
한나라당 소속 충북도의회 의원 23명이 지난달말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해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의 연판장에 서명했다.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29명 중 절대다수가 참여했다.

그동안 구두로 외쳐왔던 원안추진 고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정안이 한나라당 당론으로 채택되거나 국회를 통과할 경우, 그 즉시 탈당 및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수정안 추진에 따른 충북의 불이익을 도민을 대변하는 도의원으로서 좌시할 수 없다는 게 명분이다.

그러나 지역정가에서는 이들이 이런 강경한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코앞으로 다가온 6·2 지방선거를 제일 먼저 손꼽는다.

이유야 어찌됐던 도의회 안팎에서 오랜만에 제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탈당한다고 해서 재선 또는 삼선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용기있는 결단이었다는 것이다. 자칫 항명으로 비쳐질 수 있는 탈당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소인배가 할 수 없는 큰일이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버린 채 소신에 찬 결정을 내린 도의원들의 행동을 가지고 이래저래 해석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저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현 상황에서의 해석일 것이다.

그렇다고 서명하지 않은 도의원들이 비겁하다거나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다. 분명 그들도 정치인으로서의 소신에 따라 처신했을 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정안 반대여론이 비등한 충북에서 배신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음에도 소신을 지켰다는 것은 또다른 면에서 줏대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찌됐든 오랜만에 도민들의 눈과 귀를 모은 도의원 각자의 소신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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