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숨을 놓자/혼자 살던 집에 사람 북적인다.
저렇게/食口가 많았던가.가까이 다가서니/언제부터 펄럭였나/빛바랜 달력 한 장빈방 잇슴/보이라 절절 끄름목련나무의 빈방 안에서/哭소리 새어 나온다.
건을 벗어/問喪하는 목련꽃 이파리들-시집 ‘의자’(문학과 지성사) 중에서<감상노트>떠나가는 자의 길은 얼마나 어두운 것인가. 등을 밝히고 사람을 불러 모은 밤이 출렁인다.
외로움은 외로움의 바깥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 아마 외로움에는 밥물 같은 흐느낌이 간절했나 보다.
이 삶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식구들과의 한철이던가. 그 삶에서 간절히 기다리던 인기척, “빈방 잇슴 보이라 절절 끄름” 그렇다, 지금은 늘 외롭지만 빈방 하나만으로도 절절 끓어오른다.
목련꽃이 핀다.
아름다운 문상(問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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