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두꺼비의 노래
초록두꺼비의 노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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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뿌연 흙탕물 속에서도올챙이들은 신났습니다.

세상이 두려워 문틈을 엿보던지난주와는 사뭇 다릅니다.

꼬리를 흔들고 돌아다니며조금씩 방죽의 영역을 넓혀갑니다.

아직 어린 탓에물밖으로 산소를 먹으러오르락내리락 할 때마다또르르 말린 내장들이 배에 지문처럼무늬 진 모습이 귀엽습니다.

올챙이들 사이로짚풀을 잡은 실잠자리가 보입니다.

씹어 먹는 입을 지닌 잠자리라올챙이들에겐 적이 되지 않지만난생 처음 보는 서로의 모습에화들짝 놀랐을 모습, 상상이 가세요?몸체가 가늘어 이름 붙인 실잠자리,그의 물속생활도 머지않은 듯합니다.

탈피를 여러 번 하는 잠자리지만물밖에서 노출된 채 이뤄지는마지막 탈피의 시간이잠자리에겐 가장 위험합니다.

그래서 잠자리는 생물의 활동이 뜸한밤이나 새벽녘을 택해 육지로 올라오지요.작아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버드나무 아래로두꺼비올챙이들이 뭉쳐서 이리저리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는 어린 두꺼비올챙이의 특징인데요,멀리서 보면커다란 물체가 왔다갔다하는 듯 보여아주 위협적으로 느껴집니다.

천적인 물고기나 새들이 보면놀라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 것이란사실을 태어나기 훨씬 이전부터두꺼비올챙이들은 알고 있었던 게지요.삶의 본능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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