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ing 2010>신종플루 여파 뚫고 '문화선진도' 비상
<2009 ing 2010>신종플루 여파 뚫고 '문화선진도' 비상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9.12.30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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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후원운동 활발·충북문화예술포럼 자리매김
충북문화재단 설립 발기인 대회 등 정책 가시적 성과

하반기 행사 줄줄이 취소… 공예비엔날레 아쉬움 커

소통 매체가 다양해진 2009년 문화계는 상반기 영화, TV, 뮤지컬이 두각을 나타냈다면, 하반기엔 신종플루의 강타로 공연·전시가 대부분 마비상태에 이르렀다.

신종플루는 사회, 경제, 심지어 정치까지 모든 분야를 경직되게 만들었지만, 문화계가 받은 타격은 어느 분야보다 컸던 한 해였다.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가 꺼려지는 분위기 속에서 상반기 눈길을 끌었던 인터넷 소설은 유명 작가군이 참여하면서 문화 매체 영역의 다양성을 보여줬다.

또 현대인의 고립을 반영하듯 문학계에선 가족의 의미를 담아낸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속도와 성장의 반작용으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인문학이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큰 틀에서의 문화계는 전반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변화가 전개되었다.

충북의 문화계도 신종플루란 복병으로 예외없이 위축되었던 한 해다.

상반기에는 소외계층이나 지역민과 함께 하기 위한 문화행사들이 이어지며 잔잔하게 문화 흐름을 보인 반면, 하반기에는 신종플루로 말미암아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돼 문화 사막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문화약진을 꼽는다면 충북도가 '문화선진도'를 선포하며 추진한 문화정책이 잰걸음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문화선진도 추진에 따른 문화정책의 큰 줄기를 살펴보면 '기업문화후원운동'이 도내 14개 기업과 공연단체가 결연해 활발한 문화활동을 펼쳤고, 불안정한 출발을 보인 '충북문화예술포럼'이 하반기엔 자리매김의 초석을 다졌다.

또 2010년이후 충북의 문화정책과 문화전반을 담당하게 될 '충북문화재단' 이달 발기인 대회를 갖고 설립을 추진 중이며, 문화 장르 선택에서 갈등을 빚었던 '도립예술단'이 음악으로 정리되며 오랜 문화예술인의 숙원사업으로 창단되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 지휘자 선정에 있어 엉터리 학력으로 불거진 자격 논란은 열악한 분위기 속에 모처럼 조성된 문화 풍토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런가 하면 격년제로 치러지는 국제행사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지난 9월 개막돼 40일간의 공예축제를 펼쳤다.

국제적 인지도가 있는 유명 작가의 참여와 예년에 비해 월등하게 많아진 공모전 출품작 수는 국제행사로 위상을 보여주었다.

또 시대의 흐름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여 새로운 지평을 모색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이에 못지않게 개최에 따른 문제제기도 거론됐다.

특히 선임된 총감독과의 마찰음은 행사의 본질마저 흔들며 지역의 문화기획자 양성에 목소리를 보탰고, 지역 작가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보완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본질적 문제보다 가변적 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9청주국제비엔날레는 신종플루라는 변수로 악재마저 덮어지며 마감됐다.

굵직한 문화계 이슈 외에도 지역의 문화예술단체들은 문화의 장을 넓혀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몽고 등과 국제교류에 나서 문화대사로의 역할을 했다.

또 지역 내에선 옛 골목이 남아있는 수동 수암골에서 골목문화를 꽃피웠으며, 안덕벌과 금천동 등에서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확대돼 전개됐다.

하지만 이 역시 하반기에는 신종플루로 일시 정지에 머물며 아쉬움을 더했다.

여기에 홍명희 문학제 개최와 관련해 이념문제가 다시 불거졌고, 이는 주민 갈등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에 충청타임즈는 토론회를 개최해 주민과 학자, 자치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홍명희 작가 조명사업을 진단하고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는 성과를 가져왔다.

또 직지의 대모 박병선 박사가 암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충청타임즈에 보도되면서 각계각층의 온정이 쏟아져 각박한 세태 속에서도 따뜻한 세밑을 느끼게 했다.

이처럼 2009년 충북의 문화계는 신종플루와 금융경제위기라는 커다란 악재 속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성과를 보였다.

문화선진도 선포로 인한 문화정책과 문화기틀 마련은 민간단체와 관계 기관의 협력 속에 끌어낸 사업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오는 2010년에는 안정적 정책지원의 토대 위에서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과 열정이 호랑이처럼 포효하는 역동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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