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들로 나가
이제는 들로 나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2.2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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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백영기<쌍샘교회담임목사>
돌이 되어야지

그래서 너만큼만 사랑해야지

매만지는 부드러운 손길에도 무너지지 않고

밟고 지나가는 발끝의 무정함에도 절망하지 않는

흔들림 없는 너의 가슴이 되어야지

바람이 되어야지

그래서 너만큼만 사랑해야지

바다에서 하늘까지

미풍에서 폭풍으로

모두를 향해 다가가 그 존재를 춤으로 일깨우지만

자신은 드러내지 않는 겸손과 그 중심의 고요함을 지녀야지

꽃이 되어야지

그래서 너만큼만 사랑해야지

어디에서든 제 아름다움을 지키며

생명의 불꽃에는 순연히 복종하는 그 품격을 지녀야지

새가 되어야지

그래서 너만큼만 사랑해야지

허공의 두려움을 이겨낸 용기와

무소유의 가벼움으로

언제나 오늘을 사는 너의 자유를 배워야지

풀잎이 되어야지

쉽게 일어서고 쉽게 넘어지지만

이름이 없이도 온몸으로 살아가는

너의 사랑스러움, 당당함을 배워야지

이제는 사람에게서 벗어나야지

더 이상 너에게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야지

얼마나 오래 너에 대한 환상과 나의 틀 속에서

우리는 미처 알기도 전에 멀어지고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던가

이제는 들로 나가 자연 속에서 그들의 살아가는 법

그 사랑 법을 배워야지.(조희선 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또 한 해를 살며 사회와 사람과 문명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상처와 아픔을 받았습니까. 도대체 인간의 욕심과 무자비는 어디까지일까요. 가진 것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요.

시인은 '들로 나가 자연 속에서 그들의 살아가는 법, 그 사랑 법을 배우자'합니다. 돌과 바람, 꽃과 새를 보며 그들이 살아가는 것을 보라 합니다. 강과 바다를 죽이고 산과 농지를 없애고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살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의 생명줄이며 우리의 목숨을 살리는 것은 도시와 문명이 아닌 자연이라는 것을, 처음의 에덴이 바로 그런 곳이었음을 이젠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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