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57>
궁보무사 <5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0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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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용아씨의 복수

“네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니요.”부용아씨는 갑자기 두 귀가 솔깃해지는지 그러잖아도 큼지막한 두 눈을 더욱 크게 뜨면서 율량에게 다시 물었다.

“옛말에 이르기를, 사내란 살아가면서 세 부리를 항상 조심하라고 하였습니다.

입부리, 손부리, 그리고 두 다리 사이에 달려있는 X부리 이렇게 세 부리 말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남자의 X부리를 겁 없이 함부로 휘두르는 자 치고서 뒤가 깨끗한 경우 있습니까. 그러니 십중팔구 거의 틀림없이 그에게 원한을 품은 채 이곳 한벌성 안으로 몰래 도망쳐 들어온 팔결성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어 이번 거사를 맡겨야 합니다.

그런 사람의 원한이 깊으면 깊을수록 팔결성주 오근장을 해치우는 일이 더욱더 쉬워지게 되지요.”“과연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요? 어머! 아, 알았어요. 아무튼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율량님! 그럼 가서 기다려보세요. 나중에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릴 터이니.”머리를 잠시 갸웃거리며 뭔가 한참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이던 부용아씨의 얼굴에 웬일인지 밝은 화색이 감돌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부용아씨는 율량을 내전으로 은밀히 다시 불러들였다.

“제가 손을 써서 그에 합당한 사람들을 좀 구해봤어요. 모두다 팔결성주 오근장에 대해 이를 갈며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이더군요.”“몇 명이나?”“남자 여자 합쳐서 모두 열 한 명이요.”“열 한 명, 아니, 그렇게나 많이?”율량이 깜짝 놀라며 다시 물었다.

“왜요. 실은 제가 좀 더 많이 구해볼까 했는데, 이런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안됩니다.

이런 중차대한 일일수록 사람 숫자가 적은 것이 도움이 되요. 오히려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허점이 더욱 많아지게 되고 자칫하다간 사전에 발각될 수도 있지요.”“그럼, 어떻게 하지요. 이미 구해놨는데.”부용아씨가 몹시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누가 적당한지 그 사람들 모르게 면밀히 한 번 살펴봅시다.

”율량은 이렇게 말하고는 부용아씨가 구해놨다는 사람들, 즉, 팔결성주 오근장에게 원한을 품고 이곳 한벌성으로 몰래 도망쳐 와서 살고 있다는 사람들을 제각각 다른 방에 집어넣고 한사람씩 한사람씩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그들 가운데 두어 명 정도는 오근장 성주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다며 말만 번지르르하게 할 뿐이지 아무래도 염탐꾼 같은 냄새가 좀 풍기기에 율량은 부하 장수를 불러 이들을 데려다가 자세히 조사해 보라고 일렀다.

그러나 어쨌든 이들 나머지 사람들 가운데 율량의 맘에 쏙 드는 자가 두 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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