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과 이이제이(以夷制夷)
세종시 수정안과 이이제이(以夷制夷)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0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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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석재동<정치·경제부차장>
정부와 세종시 수정안의 밑그림을 담당할 '민관합동위원회'를 이번 주에 구성하면서 충청권 인사와 세종시 수정 계획에 반대하는 인사를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충청권 인사를 위촉시키겠다는 부분에선 중국이 전통적으로 변방 이민족을 관리하던 대표적인 수법인 '이이제이(以夷制夷, 오랑캐로 오랑캐를 무찌른다)'가 떠오른다.

이미 세종시를 백지화하거나 수정하려는 세력의 전면에는 상당수 충청권 인사가 얼굴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세종시 수정의 모든 총대를 메고 있는 정 총리(공주)를 필두로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청양), 진수희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장(대전) 등이 있다.

특히 한나라당 임동규 국회의원(충주)은 세종시 추진 방향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녹색첨단복합도시'로 변경하는 내용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을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제출했다.

충북출신의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청원)은 수도권 보수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세종시 백지화'관련 모임에 빠짐없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향은 그들을 향해 매향노(賣鄕奴, 고향을 팔아 사리사욕을 차린 사람)라고 주저없이 부르고 있다.

본인들이야 소신에 의해 나섰다고 강변하겠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고향을 떠나 자수성가했거나 성공가도를 달리고 싶은 사람들은 흔히 "고향이 나에게 해 준 게 뭐가 있어"라는 말로 그동안의 서운함을 말하거나 등을 돌린다.

이번 주에 꾸려질 민관합동위원회에도 분명히 충청출신의 누군가는 또 참여할 것이다. 그러면 지역사회는 또 주저없이 그를 매향노라고 부를 것이다. 고향이 채워줄 수 없는 사리사욕을 채워줄 세종시 수정안의 총대를 멜 그 누군가가 누구일 지 두눈으로 똑바로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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