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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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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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정말로 많은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단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사람들을 많이 그리고 자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더할 수 없는 축복임에 틀림없다.

좋은 부모, 좋은 친구, 좋은 스승, 좋은 배우자, 좋은 동료, 좋은 상사, 좋은 후배 등은 우리의 삶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며 분명 힘이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고 하지 않던가.우리는 20여일 있으면 우리 지역의 리더를 새로이 맞게 된다.

리더의 자질이란 어떤 것일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는 그가 쓴 명상록에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지혜, 정의감, 강인성, 절제력을 꼽고 있다.

유교 사상에 젖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리더의 기본 자질로서 대의, 봉사와 희생 정신, 그리고 책임감을 들고 있다.

1904년 프랑스에서 인간의 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지능 지수(IQ)가 처음 개발된 이후 미국 하버드대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천재들의 IQ가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1983년 인간의 지능을 언어적 지능, 논리 수학적 지능, 신체 운동 지능, 공간 지능, 음악 지능, 대인 지능 등으로 보다 정교하게 분류해야 한다는 ‘다중 지능 이론’을 발표하였다.

이중에서 대인 지능은 인간의 행동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남을 잘 이해하며 누구와도 쉽게 교류하는 능력으로서 오늘날 리더에게서 가장 중요한 재능이라고 했다.

특히 대인 지능은 정치가, 기업인, 성직자 등에게 필요한 능력으로서 가드너 교수는 대중 연설을 할 때 청중의 반응을 즉각 파악해 바로 연설에 반영하는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터의 대인 지능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 지역의 리더가 이런 덕목이나 자질을 다 갖추면 얼마나 좋을까. 무엇보다도 우리 지역의 리더는 최소한 ‘진짜 리더’, ‘진정한 리더’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번트 리더(servant leader)’이기를 간절히 고대해 본다.

최근 포춘지가 미국 대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리더의 조건’에 대해 심층적으로 인터뷰한 결과 성공적인 리더이자 존경받는 리더는 불굴의 추진력을 가진 ‘카리스마형’ 리더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서번트형’ 리더임을 밝혀냈다.

미국 최대 생필품 제조업체 P&G의 래플리 회장은 회의 시간의 3분의 2는 ‘듣는 시간’으로 따로 정해 놓고 있으며,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은 상대방의 얘기를 100% 집중해서 듣는 최고의 리더로 꼽히고 있어 가드너 교수가 평가한 바와 같이 대인 지능이 높은 리더임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일 것이며, 여기에는 인내와 끈기와 포용력이 필요하며, 아랫사람일지라도 섬길 줄 아는 겸손이 전제되어야함을 내포하고 있다.

그야말로 서번트 리더, 섬김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하 소설 ‘대망’에 보면 ‘가짜 리더’의 종말에 대해 매우 무시무시하게 표현한 대목이 있다.

히데요시 사망 후 히데요시의 가신이자 그의 아들 히데요리의 스승인 도시이에가 이에야스를 만나기 전 이에야스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마음속으로 되뇌인 그 말이다.

“이에야스에게 만일 인간으로서, 무장으로서, 용서할 수 없는 결함을 느끼게 된다면 웃어 주면 그 뿐인 것이다.

도시이에에게 그러한 경멸감을 품게 할만한 상대라면 별로 문제 삼을 가치조차 없다.

어차피 세월의 심판을 받아 비참한 노쇠의 손아귀에 잡히고 말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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