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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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0.0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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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담임목사>
요즘 신문이나 방송, 지역을 돌아다녀보면 온통 청원과 청주의 통합 얘기로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찬성하고 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대하며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마 어느 한쪽에 마음을 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클 것 같다.

통합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보면 너무나 강경하고 완고하다. 물론 그만한 확신과 주관없이 무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할 순 있겠지만 지금의 경우처럼 끌고 간다면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찬성하고 하겠다는 쪽은 힘과 경제논리로 밀어붙이고 있고, 반대하는 쪽에선 피해의식과 함께 약자라는 생각이 큰 것 같다.

통합하지 않은 지금 청주와 청원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통합하지 않으면 안 될 결정적인 요인이나 시급한 사안이 있는가 말이다. 지역에 사는 한 사람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청주는 청주대로, 청원은 청원대로 잘 발전해 가고 있으며 다른 여타의 지역에 대해서도 뒤지지 않는다.

청주와 청원이 통합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딱 한 가지여야 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의 생각이나 주장이 아님은 물론 반드시 서로가 행복하며 웃을 수 있는 통합이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양측이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잘해보자고 모인 곳에는 틀림없이 좋은 생각이 나오고 흡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찬성한다고, 그리고 반대한다고 목소리 높이며 싸우고 소비한 시간과 거기에 쏟아 부었던 열정과 애정을 함께하면 무엇이 좋아지고 또 무엇이 나빠질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며 의견을 나누기 위해 모이고 또 모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곳에 어찌 길이 없겠는가.

나는 통합이 크기나 수(數)에 승부수를 두지 않으면 좋겠다. 청주든 청원이든 작아서 못하겠다는 생각은 아주 전근대적인 사고다. 지금은 크기보다는 내용과 질을 우선하는 시대이다. 작아도 아름다운 나라가 얼마나 많고, 작은 도시지만 세계적인 도시와 마을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므로 통합의 찬성이든 반대든 그런 논리와 주장을 펴기보다는 그 열정과 시간을 우리 지역 어떻게 만들 것인가, 우리가 살고 싶고 꿈꾸는 동네를 고민하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도시와 지역에서 하는 것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같은 것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다른 꿈을 꾸고 다른 색과 내용을 찾아가야 한다. 그것이 교육이든 문화든 자치이든 좋은 사례들을 찾아 연구하고 고민하며 모색한다면 분명 길은 있을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교육의 도시, 꿈과 낭만이 있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생태와 자연의 도시, 그늘을 없애가는 복지의 도시, 모두가 주인이 되는 자치의 도시, 신토불이의 농업의 도시, 거기에 미래를 열어가는 과학과 의료와 산업의 도시가 있지 않은가.

어떤 기회가 오는 것은 분명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기회를 어떻게 생각하며 받아들이는가에 있다. 청주, 청원 상생발전위원회가 몇 달 전부터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자문에 응해 상생발전의 비전을 마련했다고 한다. 귀담아 듣고 잘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어가는 분들은 진정으로 지역을 사랑하고 앞날을 생각하는 분들이면 좋겠다. 이미 우리사회는 어느 한 가지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사회다. 이 모든 걸 조화롭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우리 지역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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