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가장 중요한 일은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일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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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법안주지스님<논산안심정사>
   살면서 모든 이들이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려고 하고, 주어진 시간을 가장 좋게 쓰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것도 또한 인간의 다반사가 아닌가 생각든다. 특히 많은 이들을 접하고, 상담하면서 더욱 그렇다는 것을 절감하니 말이다.

잠깐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보자.

스티븐 어느 날 저녁 나는 얼마 전에 셋째 아이를 낳은 딸 마리아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죠. 마리아는 불평을 섞어 말을 했습니다. "넘 속상해요. 아버지, 제가 이 아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시죠 하지만 이 아이는 말 그대로 제 시간을 몽땅 빼앗고 있다고요. 전 정말이지 다른 일은 하나도 할 수가 없어요. 제가 꼭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말예요."

나도 이것이 내 딸 마리아에게 얼마나 좌절감을 주는 일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똑똑하고 유능한 딸이지요. 늘 좋은 일을 많이 해 오던 여성입니다. 마리아는 다른 좋은 일들도 하고 싶어했어요. 완성하고 싶은 프로젝트, 이바지하고 싶은 일, 아직 마치지 못한 집 안 일 등등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마리아의 좌절감이 기대가 너무 커서 생긴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 가지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아기와 지내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지요.

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냥 마음을 편하게 가져. 편안한 마음으로 이 새로 태어난 아기하고 즐겁게 지내. 네가 엄마가 되어서 기쁘다는 걸 아기도 느끼도록 해 줘. 아무도 너만큼 이 아기를 사랑하고 잘 보살필 수는 없을 거야. 지금으로서는 너한테 이 일만큼 소중한 게 달리 없어.

마리아는 얼마 동안 자신의 인생에 불균형이 올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것도. 마리아는 또한 아기가 웬만큼 자라면, 그때 가서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좋고 색다른 방법으로 이바지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난 마리아에게 말했습니다. "시간 관리를 하지 마라. 달력을 잊어버려라. 죄책감만 생길 테니까 아예 시간 관리 수첩 같은 건 사용하지 말도록 해라. 지금 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이 아기야. 그냥 아이 기르는 것을 즐기고, 걱정을 떨쳐 버려라. 네 내면의 나침반을 따르고, 벽에 걸린 시계에는 얽매이지 마라."(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中에서)

그렇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그렇게 환경과 자신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이며, 지금 여기서 자신이 해야할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한다면 인생을 훨씬 보람있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중국의 임제 의현 스님이 말씀하셨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고, 곳에 따라 주인공이 되면 어느 곳 하나 참되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이다. 무더운 여름, 태양과 싸우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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