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물린 데 침 바르기보다 얼음찜질이 더 효과적"
"모기 물린 데 침 바르기보다 얼음찜질이 더 효과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2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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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면 모기들의 활동이 왕성해지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를 통해 여름철 모기의 활약과 여행 떠나기 전 알아야 할 상식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도 말라리아 주의 국가

국내에서 모기와 연관돼 일으킬 수 있는 감염 질환으로 말라리아와 일본뇌염 등이 있다.

말라리아는 이미 몇 십 년 전에 없어진 후진국형 질환이고 지금은 동남아 등 열대 지방에서나 발생하는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말라리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지난 1979년도에 완전히 박멸된 것으로 정부에서 공식 발표했으나 1993년 다시 모습을 나타나 최근 몇 년간 수 천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발생 지역도 주로 휴전선 근방의 경기 및 강원 북부지역에서 발병하지만 최근 그 발병범위가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선 말라리아와 일본뇌염 모기 주의

말라리아는 보통 말라리아모기에 물린 후 약 1~4주 사이에 증상이 시작된다.

심한 열과 오한, 두통 이외에 특이할 만한 증상은 없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이틀에 하루씩 열이 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잠복기가 길어서 수개월 후에도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여행한 후 수일간 지속되는 열이 있으면 의심할 수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심한 합병증은 일으키지 않으며 말라리아약제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일본뇌염은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어린이에서 발병한다.

지난 1980년대에 많은 환자가 발생했으나 최근 5년 사이에는 그 발생이 급격히 줄어 공식적인 발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다행히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이 지나간다. 하지만 만약 뇌염을 일으키게 되면 모기에 물린지 1~2주 후에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이 시작되고, 마비?경련 발작?혼수상태가 되며 발병환자 수의 약 30%가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일본뇌염은 현재까지 대증치료 외에는 특이할 만한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기 물린 데 침 바르는 것은 금물

모기가 피를 빨고 있을 때 눈치 채지 못하는 이유는 모기가 분비하는 침에 마취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피를 빠는 동안 혈액이 응고되지 않게 하고 모기에 물린 후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려우며 알레르기 반응이 일으킨다.

피를 빨고 있는 모기를 손바닥으로 내리칠 경우 모기 몸에 묻어있던 바이러스가 피부 속으로 침투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모기에 물린 자리가 가렵다고 침을 바르는 것도 안 된다. 산성인 모기의 침방울을 알칼리성인 사람의 침이 중화시켜 가렵지 않게 만든다는 의도지만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순간적인 가려움만은 없애줄지 모르지만 오히려 침 속에 내재되어 있는 연쇄상구균 및 포도상구균 등 1㎖당 1억 마리의 세균으로 상처를 악화시킬 위험성이 있다.

모기에 물렸을 때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얼음찜질로 혈액순환을 억제하거나 알칼리성 용액인 묽은 암모니아수를 바르는 것이 좋다.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모기는 체온, 냄새, 이산화탄소, 색깔에 민감

모기가 사람을 무는 것은 피부 온도, 사람의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피부 분비물, 색깔, 다양한 냄새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기는 좀 더 높은 체온을 가지고 있거나 땀내를 풍기는 경우, 향수나 애프터 셰이브 냄새, 화려한 옷 색깔 등을 좋아한다.

특히 예민한 후각을 통해 피부 분비샘에서 나오는 젖산, 아미노산, 요산, 암모니아 등의 냄새를 맡고, 자기가 선호하는 대상을 찾아낸다.

모기는 1∼2m에서 사물을 겨우 감지할 수 있는 심한 근시이지만 젖산 냄새는 20m 밖에서도 맡을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는 10m 밖에서도 감지가 가능하다.

다른 부위보다 다리나 얼굴 쪽으로 모기가 몰려드는 것은 다리 부위에 상대적으로 젖산이 많이 분비되며, 코를 통해서는 이산화탄소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몸집이 뚱뚱한 사람은 신진대사가 활발해 열이 많고, 땀이 많아 모기의 좋은 표적이 된다. 또 체질적으로 피와 땀 속에 이들 성분이 다른 사람보다 많은 사람은 모기에 잘 물린다.

그런가 하면 모기는 가만히 있는 사람보다 움직이는 사람에게 더 달려든다. 모기는 수 백 개의 감지 센서가 있어서 물체를 거의 모든 방향에서 정확히 인지할 수 있고 순간적으로 방향과 속도를 180도 바꾸며 날 수 있다.

◇위험지역 예방약 복용 및 백신 접종은 필수

말라리아는 예방약을 복용하여 예방할 수 있고 일본뇌염도 예방백신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하지 않지만 황열도 예방백신이 있다.

모기에 의한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이들 질환이 유행하는 지역에서 장기간 여행을 하거나 야간에 모기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예방약을 처방 받거나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말라리아 예방약은 여행 떠나기 일주일 전에 시작해 다녀온 후 4주간 먹어야 하며, 일본뇌염 예방주사도 100%의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여행지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귀가한 후 며칠동안 열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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