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79>
궁보무사 <79>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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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부용아씨의 복수

어쨌든 우연찮게 천하의 명기를 얻은 옥성 성주 취라는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푹 빠져버려 밤낮으로 정신없이 양기(陽氣)를 쏟아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몰골은 피골(皮骨)이 상접해지는 등 아주 엉망이 되고 말았다.

그러자 뒤탈을 염려한 강치 일행은 명기 여자가 갑자기 몸이 아픈 척 엄살을 떨게 해놓고는 그녀 병을 고쳐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슬그머니 함께 도망쳐 버렸다.

옥성 성주 취라는 한동안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할 지경이 되어 끙끙거리며 앓아누웠다.

물론 강치가 데려온 명기인지 뭔지 하는 여자에게 남자의 귀한 양기(陽氣)를 거의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쪽쪽 빨렸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팔결성주 오근장이 그를 찾아와 병문안을 하는 척하며 이렇게 물어보았다.

“혹시 ‘죽지유(竹肢油)’라는 게 남아있걸랑 내게 조금 건네주지.”“뭐, 죽지유! 아니 그게 뭔가?”취라성주는 병석에 누운 채로 두 눈을 번쩍 크게 떠가지고 오근장을 빤히 쳐다보았다.

“죽지유(竹肢油) 말일세. 남자 그것 위에 처발라 놓기만 하면 대나무처럼 꼿꼿하게 세워진다는 신기한 기름 말이야. 직접 찍어 발라서 사용을 해본 자네가 설마하니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지.”“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인지 나는 하나도 모르겠는데?”옥성 성주 취라는 정말로 금시초문이라는 듯 두 눈을 껌뻑거리며 고개를 가로 내저었다.

“이거 왜 시치미를 떼는가. 내가 다 알아보고 와서 하는 얘기인데.”“글쎄 난 정말로 모르는 얘기라니까.”“어허!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알고 있거늘 어찌 모른 척 하는가? 잔말 말고 그 명기 여자가 갖고 왔었다는 그 신기한 기름 죽지유(竹肢油)를 당장 꺼내보이게! 내가 많이 얻어 가지도 않겠네. 그저 두어 번 정도 쓸 만큼만.”“아니, 왜 자꾸 그러는가? 난 그런 기름 따위는 정말로 모른다니까.”그러잖아도 몸이 아파 짜증이 나있는 옥성 성주 취라는 마침내 발끈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그 기름에 대한 존재를 오근장 성주에게 더욱더 확신시켜주는 말처럼 들렸다.

“세상에 이렇게 시치미를 똑 잡아 뗄 수가. 그럼 어떻게 해서 ‘죽지유’라는 이름이 널리 퍼져있단 말인가?”“여보게! 제발 오해하지 마시게. 난 정말이지 그런 기름을 모른다구. 생전 처음으로 자네한테 지금 들어봤을 뿐이야.”“알았네, 알았어! 정말로 보자보자하니까 너무 심하구만. 내 자네를 평소엔 이렇게 보지 않았는데……. 좋아! 그거 쳐발라가지고 자네 혼자 원없이 실컷 노시게나.”병문안 왔던 오근장은 마침내 크게 화를 내며 팔결성으로 되돌아갔다.

바로 이 무렵,한벌성의 부용아씨는 율량을 내전 안으로 급히 불러들였다.

“율량님께서 필요하실 것 같기에 제가 황금을 또 구했답니다.

자! 이걸로 이번 일을 착오 없이 계속 진행시켜 보세요.”부용아씨는 이렇게 말하며 커다란 밤톨크기만한 황금 덩어리 2개를 율량에게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

아씨! 어쨌든 최선을 다해가지고 힘껏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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