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귀 모두 막은 홈플러스
눈·귀 모두 막은 홈플러스
  • 안정환 기자
  • 승인 2009.07.15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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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정환 <정치 경제부차장>
청주지역 12개 재래시장 상인 1000여명이 가게 문을 닫고 거리로 나섰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노점상들도 이날 하루만은 좌판을 접었다.

대형마트 24시간 영업과 무차별적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확장으로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들이 거대 유통기업 홈플러스를 규탄하기 위해서다.

24시간 영업이 시작된 지난 5월부터 진행된 본사 항의방문, 1인 시위, 대규모 집회, 서명운동, 항의현수막 게시 등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했지만 홈플러스는 미동조차 없다.

지역 민관정이 하나가 된 불매운동도 홈플러스에는 소귀에 경읽기에 불과했다. 지역사회의 여론과 의견을 무시한 채 24시간 영업과 SSM 확장 전략 고수로 제 배 채우기에 급급한 홈플러스를 규탄하기 위해 상인들의 삶의 터전인 가게 문마저 닫은 것이다.

'더 이상 장사해서는 먹고 살 수 없다'는 의미로 사업자등록증까지 내던진다는 각오다. 이제는 지역사회의 여론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홈플러스가 움직여야 한다.

국회에서 논의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지켜보겠다는 홈플러스의 답변은 지역사회 의견을 무시한 채 24시간 영업과 SSM 출점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최근 창립 10주년을 맞은 홈플러스의 이승한 회장이 '큰 바위 얼굴'같은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친근한 이웃'도 홈플러스가 내세우는 기업 이미지다.

그러나 지역 상인들이 생각하는 홈플러스 이미지와는 정반대다. 홈플러스가 진정한 '큰 바위 얼굴, 친근한 이웃' 같은 기업이 되겠다면 24시간영업과 SSM 확장을 철회하고 스스로 지역과의 상생협력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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