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마도 앞바다 '보물선' 세상 밖으로
태안 마도 앞바다 '보물선' 세상 밖으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7.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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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앞바다의 '보물선'으로 불리는 수중유물선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2일 올 4월 26일부터 6월 23일까지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 대한 수중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와 중국의 도자기 380여점을 인양하고 2척의 선체 매장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공개했다.

마도 해역은 1970년대부터 유물의 발견?신고가 잦았던 해역으로, 2008년 조사에서 고려청자 500여점을 인양하고 유물 보존을 위해 사적으로 가지정했다. 이후 2009년 3월 중순 주변해역에 대한 탐사에서는 국적과 시대가 다른 다양한 유물이 수습돼, 본격적인 수중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08년 조사지역인 1구역과 2009년 3월 탐사 시 유물이 확인된 2구역에 대한 탐사와 수중 촬영을 한 후 유물을 인양했다. 특히, 많은 유물이 드러나 있는 구역은 트렌치조사(시굴조사)도 병행했다.

1구역 조사 결과 매몰돼 있는 선체를 발견했다. 그 규모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배밑(저판) 5단과 좌우 외판이 2단씩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

선적된 청자잔 등 60여점과 땔감 소재인 석탄 덩어리를 인양한 결과, 2008년 인양한 청자와 거의 같은 상태로 확인됐다. 선체의 노출된 부분은 손상이 심하고 당시 것으로 보이는 볍씨와 묵서가 남아 있는 죽간과 목간편 각 1점을 수습했다.

우리나라 수중발굴에서 죽간이 발견된 것은 처음으로 묵서 내용은 뚜렷하지 않아 판독이 어렵다. 현재 본격적인 선체발굴을 위해 20×20m 크기의 그리드(격자)를 설치하고 각 1×1m의 세부구획틀을 설치했다.

2구역 조사결과 300여점의 시대와 국적이 다른 도자기를 인양했고, 매몰돼 있는 선체 일부(외판 2단)를 확인했다. 또한, 나무 닻에 매달아 사용했던 닻돌 5개를 발견했다. 다량의 닻돌은 이 지역이 선박 난파가 잦았던 곳임을 알려주는 자료다. 이외에도 뱃사람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기소호(小壺, 작은 항아리)와 철제 솥, 맷돌, 청동그릇, 수저 등도 인양했다.

인양된 도자기의 종류는 고려와 조선시대, 중국 등 매우 다양한데 우리나라 도자기는 11C경 해무리굽청자부터 14C 후반의 상감청자까지 다양한 종류의 고려청자와 15C 분청사기, 17~18C 백자 등 조선시대 도자기도 있다.

중국 도자기는 송대부터 청대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가 인양됐다. 송?원(宋?元)대 청자, 백자, 도기 등이 인양됐고, 일부에는 묵서명이 있다. 또한 둥근 잔을 올려놓는 받침대로 추정되는 이형 도자기 4점도 발견했다.

명(明)대 유물로는 15~16C 복건성 남쪽에서 만들어져 동남아시아로 많이 수출됐던 청화도자기도 인양됐다. 청(淸)대 유물로는 백자발(白磁鉢), 백탁유발(白濁釉鉢, 백탁유는 균요계 요장에서 주로 생산된 유약의 한 종류로, 가마 내 번조 분위기에 따라 도자기 유색이 불투명한 푸른빛과 흰색이 섞여 나타남), 백자청화초문발(白磁靑畵草文鉢, 청화기법으로 풀 무늬를 외면에 시문한 발) 등 18세기 균요계(鈞窯系, 송대에 각 지방의 특성을 반영한 자기도요지들인 6대요계 중 하나) 도자기와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백자청화초문발도 있다.

이번 수중발굴 주변 해역은 원래 난행량(難行梁)이라 부르던 지역으로,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과거 조운선의 침몰 사고가 빈번한 곳이었다.

때문에 안흥량(安興梁)이라고 이름을 바꿔 선박 운행의 안전을 빌었다는 기록이 있다. 뿐만 아니라 고려와 조선시대 운하를 굴착해 새로운 안전항로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또한 이 일대에는 고려시대부터 안흥정(安興亭)이라는 국제적 객관(客館)을 두어, 국가 간 사신선 및 무역선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해왔다.

이번 발굴조사로 시대와 국적이 다른 다양한 도자기가 출토돼 이 지역이 국제 무역 항로로 중요한 지점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입증됐다.

향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다양한 시대의 선박과 도자기 등이 인양되는 태안 마도 인근 해역의 수중고고학·역사학적 중요성을 고려해, 장기 계획을 마련해 체계적이고 치밀한 수중 발굴 조사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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