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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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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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상춘 <증평소방서 소방행정팀장>
   요즈음 산과 들로 나가면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확실한 답이 나올 수 있는 그런 풍경들로 가득 차 있다.

들로 나가면 뜯어서 먹을 수 있는 온갖 새순과 산으로 올라가면 울긋불긋 꽃들과 새들의 울음소리로 그야말로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가지고 있는 환희와 쾌감, 그리고 인간이 맛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최고의 기분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계절인 것이다.

이와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맑고 깨끗한 공기 때문으로 이를 베풀어 주는 나무, 풀 등에 우리는 항상 감사해야 하나 이들을 너무 소홀히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어린 시절 이 계절의 시골 풍경으로 새집에 관한 얘기를 해 볼까 한다. 그 시절 이때쯤에는 학교가 끝난 뒤 친구들과 함께 새집을 맡으러 들로 산으로 냇가로 돌아다니는 것이 하루 놀이 중의 하나였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에게는 웃기는 얘기라고 의아해 할지 모르나 새집을 맡아서 보살피고 새끼가 어느 정도 크면 집으로 가져다 새집을 만들고 해서 키운다는 그런 얘기다.

이러한 얘기는 40~50대들의 어린 시절 놀이의 일부분이었고 그 당시는 아주 재미있게 즐겼던 것만큼은 틀림없다. 냇가 풀 몇 포기 자란 곳에는 종달새가, 산과 들에는 촉새, 그리고 좀 더 높은 나무에는 참새 등이 둥지를 틀어 알을 낳고 하는 것이 그 시절 요즈음 풍경이었다.

보리가 누렇게 익어갈 무렵에는 보리밭 사이로 '삐약 삐약' 소리를 내며 우는 꿩 병아리(꺼병이)를 꽤나 잡으러 쫓아 다녔으나 워낙 빠르기 때문에 한참을 고생을 해서야 겨우 한 마리 잡는 정도였다. 집으로 가져와 어레미(보통 얼기미라고 부른다) 안에 넣고 신문지 등으로 덮어두고는 곤충과 좁쌀 등을 넣어주어 먹고 자라기를 바랐으나 성질이 워낙 까다로워 먹질 않아 며칠 후 굶어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는 사이 한 가지 느낀 것은 인간은 자연과 공존을 해야 하며 자연 파괴는 우리 삶의 기본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그것이 부메랑이 돼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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