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심이 도
평상심이 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1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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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중국 당나라 시절에 남악 형산에 마조도일이라는 스님이 살고 있었다. 최상승이라고 하는 선(禪)을 생활화하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이다. 바로 생활선을 주창한 분이기도하다. 얼마 전에 전직 대통령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온 나라가 출렁이었다. 삶과 죽음이 본래는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우리 중생심 속에는 역시 죽음은 슬픈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랬을 것이다. 여기 평상심이 도라는 말씀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도(道)는 닦을 필요가 없다.
법안스님<논산 안심정사>


다만 오염(汚染)되지만 말라.

어떤 것이 오염되는 것인가

생사심(生死心)을 가지고서 조작하고

추구하는 것이 모두 오염(汚染)이다.

곧바로 도(道)를 알고자 한다면,

평상심(平常心)이 바로 도(道)이다.

무엇을 일러 평상심이라 하는가

조작(造作)이 없고, 옳고 그름이 없고,

취하고 버림이 없고, 일시적이거나 영원함이 없고,

범부도 없고 성인도 없는 것이 평상심(平常心)이다.

경(經)에 말하기를, '범부(凡夫)의 행(行)도 아니고 성현(聖賢)의 행도 아닌 것이 바로 보살(菩薩)의 행이다.'라고 하였다.

이제 가고·머물고·앉고·누우며 때에 따라 사물을 대함이 모두 도(道)이다. 왜냐하면 도(道)는 곧 법계(法界)인데, 온갖 묘한 작용이 모두 법계(法界)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올 때는 기쁘다고 갈 때는 슬프다고 하는 것은 우리 범부중생들의 평상심이라면 불보살님들의 평상심은 우리의 그것과 같지 않다. 본질에서는 틀림없이 차이가 나지 않을 테지만 현상에서는 천양지차가 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아침 아름다운 선시 한편을 감상하면서 시작하는 한 주도 아름다울 것이다.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달이 뜨고 (春有百花秋有月)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 불고 겨울에는 눈 내리네.(夏有凉風冬有雪)

쓸데없는 생각만 마음에 두지 않으면(若無閑事掛心頭)

이것이 바로 좋은 시절이라네(便是人間好時節)

누가 뭐라든 평상심은 틀림없이 도(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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