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朴수사, 이달 중순 마무리
'동력 잃은' 朴수사, 이달 중순 마무리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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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권력에 대한 표적수사'라는 논란 속에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이르면 이달 중순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퇴임으로 대검찰청은 6일부터 후임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문성우 대검 차장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 차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맡고 있는 '박연차 리스트' 수사를 최종 지휘해 이달 중순까지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은 혐의로 3∼4명을 추가로 조사한 후 앞서 소환했던 이들과 함께 중순께 일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것이 중앙수사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 서거 책임론, 수장 교체, 참고인들의 진술거부 등 각종 '변수'로 인해 되려 수사가 장기화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뇌물 혹은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인 박 전 회장은 물론, 범죄 사실과 연관된 참고인들이 한꺼번에 입을 닫아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불법자금이 주로 달러화를 포함한 현금으로 전달된 점 때문에 수사 초기부터 박 전 회장의 진술에 크게 의존해 왔다.

물론 박 전 회장의 일정 등을 꼼꼼히 기록한 여비서의 다이어리가 큰 몫을 했지만, 이를 근거로 추궁하는 검찰에게 돈을 주고 받은 사실을 말한 것은 박 전 회장이다.

여기에 운전기사, 돈 전달자 등 주변인물의 진술이 더해져 소환된 '피의자'가 혐의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충격을 받은 박 전 회장이 입을 닫았고, 참고인으로 불려온 사람들마저 진술을 꺼리면서 수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수사팀은 최근에도 4∼5명 정도의 참고인을 불러 조사했지만 큰 소득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살아있는 권력'으로 불렸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임채진 검찰총장의 사직서가 수리돼, 수사팀의 의지마저 꺾인 상황이다.

대검찰청 조은석 대변인은 "참고인 등이 진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수사가 장기화될 판"이라며 수사가 장기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올해 초부터 정관가를 '공포' 속에 몰아넣었던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 수사는, 크게 세가지 흐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정관계 및 법조계, 경찰간부의 불법자금 수수의혹,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법자금 수수의혹, '박연차 구명로비'로 일컫는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이 그것이다.

초기엔 불법자금을 받은 정관계 인사에 대한 수사가 주류였다. 이 시기는 현재까지도 수사의 기초가 되고 있는 10년차 여비서의 다이어리가 위력을 발휘한 시기다.

그러던 중 4월 초 홍콩 사법당국이 수사팀에 박 전 회장의 홍콩법인 APC의 비자금 계좌내역을 전달하면서 수사의 방향은 노 전 대통령 쪽으로 급히 기울었다.

결국 같은 달 11일 영부인 중에선 두번째로 권양숙 여사가 검찰에 비공개로 소환됐고, 30일에는 노 전 대통령이 세인의 관심 속에 대검찰청사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수사를 중단했다가 천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난달 31일을 기점으로 수사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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