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해수욕장 백사장이 죽어간다
대천해수욕장 백사장이 죽어간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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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문수환 <공군방공포사격장 이전대책추진위원장>
   대천해수욕장이 천혜의 관광지라 불려질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바지락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모래가 아닌 조개껍질로 형성된 우리 대천해수욕장은 약 3.5킬로가 넘는 백사장과 그 끝자락 모퉁이를 돌아가면 자그마한 또 하나의 백사장(지금은 공군사격장)이 있는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이러한 우리 대천해수욕장의 백사장이 이제는 생명을 다 해가는 것으로 보여진다.

언제부터인가 조개껍질은 자취를 감추었고 대신 모래로 탈바꿈을 했다. 70년대 조개를 잡는 철망에 뻘을 가득 담아서 물에 흔들면 뻘은 자취를 감추고 매끄러운 조개가 1/2도 넘게 철망 속에 남아 있다.

긴 백사장에는 새벽에 나갔다 점심때쯤 돌아온 조개잡이 배들이 백사장위에 무덤처럼 조개를 쌓아 놓았고 5일장의 갯것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으며, 자루를 들고 돌아다니던 아주머니들은 쌓아놓은 조개 앞에 앉아 껍질을 고르고 양동이에 수복히 담아 흔들고 눌러서 흘리지 않게 자루에 담고 덤으로 한 움큼씩 더 얹어서 주시던 그런 기억속의 백사장이 이제는 전설의 고향처럼 옛 추억이 되어 버렸다.

어찌하여 조개가 죽고 없어지는지 서산에 A, B지구 간척지가 생기고 남포방조제가 생기니 생태가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꽃게와 도다리, 조개들이 살아 숨쉬던 그 자리에는 '공군사격장에서 사격한 붉게 퇴색되어 버린 포탄과 실탄들이 묻혀 있어 더 이상은 서식지 역할을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다.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서 미친 사람처럼 여기저기 찾아가 하소연도 해보고 관계기관을 찾았지만 담당자들 역시 확실한 답이 없었다.

사람의 지문처럼 모두의 생각이 다른 것인가 '눈으로 보게 하고 ,소리를 듣게 하고, 그렇게 하소연 했지만' 모두들 외면했고,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서 먼 훗날 후손에게 물려주어 관광객을 유치하기엔 너무나 늦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지금 이라도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빠른 것이라고' '손바닦에 밖힌 큰 가시를 제거하는 마음'으로 '바다속에 밖혀있는 실탄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리고 사격 또한 그만하게 해야 하는데, 모두가 남의 일인 양 외면하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 놓아야 하는데 너무도 힘이 든다.

지쳐만 간다 끝도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걸어가는 기분이다. 얼마를 걸어야 끝이 보일지 모르지만 가다보면 뒤늦게라도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며 혼자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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