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라는 이름의 사랑
감사라는 이름의 사랑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1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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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이길두 <청주교구 교정사목 신부>
   한 심리학자가 특이한 실험을 했습니다. 어느 동네의 한 구역을 택해서 집집마다 매일 100달러씩 갖다놓은 후 그 결과를 관찰하기로 한 것입니다.

실험 첫날 사람들은 그가 미친 사람이 아닌가 의아해 하면서도 슬그머니 돈을 집어갔습니다. 사흘이 지나자 100달러씩 집 앞에 놓고 가는 사람 이야기로 동네가 떠들썩했습니다. 둘째 주쯤 되자 현관 앞에 나와 돈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고, 셋째 주쯤 되자 돈을 받는 것을 이상해 하지 않았고, 넷째 주가 되었을 때는 아주 당연한 것처럼 돈을 집어 갔습니다. 실험 기간인 한 달이 지나자 학자는 돈을 집 앞에 놓지않고 그냥 동네를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매우 불쾌해 하며 "왜 오늘은 안 주고 가느냐"고 따졌습니다.

사람들은 이유 없이 베풀었던 은혜를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게 되었고, 고마워 하기는커녕 오히려 주지 않는 것을 서운해 하고, 불쾌해 했던 것입니다.

이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다른 누군가로부터 도움이나 은혜를 받으면서도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랑은 주고 받을 때 그 가치가 들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주고도 받지 못하거나, 받고도 주지 못할 때 그 관계가 오래 가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 말에도 '주고 받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받고 주는 것은 그 가치가 깊지를 못하게 됩니다. 먼저 주고 나중에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참사랑입니다. 후에 받을 사랑을 미리 알고 주는 것은 조건이지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건 없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유를 달고 바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조건과 이유가 있으면 사랑은 그 가치를 잃게 되지요. 사랑은 조건 없음, 비움, 희생이어야만 그 가치가 비로소 빛나게 됩니다.

자기 이익에 밝지 않은 사람은 그 사람 자체가 조건이나 이유에 대해 자유롭기 때문에 사랑의 모습에서 더욱 더 빛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진실로 사랑하고 있느냐의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자기삶의 주변(사람, 일, 가치)에 대하여 어떤 희생을 치르었나를 생각하면 됩니다. 정말로 희생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사랑의 가치를 알 수 없습니다.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감사할 줄도 모른다고 합니다. 감사할 줄 모르기에 용서는 더 더욱 할 수가 없게 됩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삶의 주변에 감사 할 거리들이 보입니다. 감사할 거리만 찾으면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나는 오늘 감사하고 사랑하고 그래서 행복한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하겠습니다.

내가 주고 받은 사랑이 무엇인지, 내가 받고 준 사랑은 무엇인지를 헤아려 보면서 우리의 삶을 깊이있게 만드는 시간들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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