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방학이 두려운 부모들 그리고 가정의 달
효도방학이 두려운 부모들 그리고 가정의 달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9.05.03 2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석재동 사회체육부 기자
충북도내 상당수 초등학교들이 어린이날과 석가탄일 연휴에 낀 평일 4일을 효도방학으로 지정해 4일간의 단기방학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119회 노동절이던 1일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수업 대신 운동회를 연 것을 고려하면 최장 5일간의 단기방학인 셈이다.

아직도 5월 달력은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등 각종 기념일과 친인척 및 지인 가정의 결혼식을 담고 '가정의 달'이라는 별칭을 자랑하듯 그 위세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많은 학교들이 여름방학기간을 줄이는 대신 5월에 효도방학 등을 겸한 단기방학을 실시하면서 농번기 등으로 바쁜 일부 학부모와 맞벌이 부부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업주부나 국가공휴일을 꼬박꼬박 지키면서 징검다리연휴에 연가 등을 부담없이 쓸 수 있는 큰 회사에나 다녀야 효도방학이 반갑지,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나 농민들은 평소에도 다른 엄마들처럼 집에서 알뜰살뜰 챙겨주지 못해 안쓰러운데,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일하러 가야 한다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남들 다 놀러가는 연휴기간에 덩그러니 집 안에 혼자 남겨져 쓸쓸해 할 아이 심정은 또 어떨까.

경제난으로 부모들이 직장을 잃거나 급여가 삭감되는 등의 고통을 겪고 있는 가정에서는 '쓸 돈은 없는데 쉬는 날만 많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푸념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매년 5월초만 되면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유독 올해는 경제난 골의 깊이만큼이나 현장의 목소리들이 가슴에 와 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