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승엽,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야 한다
위기의 이승엽,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야 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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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이승엽이 시즌 초반 위기에 빠졌다.

지난 해와 비슷한 모습이라는 점이 야구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이승엽(33. 요미우리 자이언츠)은 지난 28일 마쓰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의 경기에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무안타에 그친 이승엽의 시즌 타율은 0.192(48타수 10안타)로 떨어져, 또다시 2군으로 강등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요미우리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이승엽을 믿지 못한다는 데 있다. 플래툰시스템이 단적인 경우다. 좌투수가 나오면 어김없이 이승엽을 뺀다는 점이다.

올해 이승엽은 좌투수를 상대로 12타수 1안타에 그쳤다. 타율이 0.083으로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 홈런은 없고, 타점도 1개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우투수에게 0.250의 타율에 4홈런 7타점을 뽑아냈다. 볼넷도 10개를 얻어 우투수에게는 다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이승엽에게 이 같은 플래툰시스템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좋지 않다. 몰아치기에 강하고, 집중력이 높은 이승엽의 일발장타 능력은 순식간에 불이 붙는다.

요미우리는 이번 시즌 일본시리즈 제패를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일본 왕좌를 탈환하지 못해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이승엽의 기용도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득점권에서의 낮은 타율도 이승엽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시즌 타율보다 더 낮은 0.173의 득점권 타율이 문제다. 17타수 3안타에 홈런은 없다. 타점도 고작 3개 밖에 없다.

3번 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도 시즌 타율이 0.260으로 낮지만, 득점권 타율은 0.313으로 높다. 4번타자 알렉스 라미레스는 시즌 타율 0.321에 득점권 타율이 0.533으로 초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승엽은 한때 자신과 4번 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선수들과 비교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해 부진했던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3월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완벽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려 팀의 우승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요미우리는 지난 해와 달리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이승엽의 성적은 그대로다.

이승엽에게 남은 것은 실력으로 정면돌파하는 방법뿐이다. 적은 기회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또다시 2군 추락의 수모를 당할 지도 모른다.

이승엽이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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