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한끝차이
생각의 한끝차이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7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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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법안스님(논산안심정사)
법안스님 <논산 안심정사>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는 말씀이 있다. 엊그제는 오랜만에 간호장교인 신도와 통화할 일이 있었다. 사관학교를 수석졸업하고 이른바 잘나가는 그런 분이다. 실력이 뛰어나고, 정의감에 불타는 그런 성격이라서 주위의 견제도 많이 받고, 질투·시기의 대상도 되는 그런 분이었다. 생긴 것도 잘생긴 데다가.

어떤 교육이 있어서 일 년 선배와 룸메이트를 하면서 6개월 정도를 생활하는가 보다. 룸메이트가 먼저 전화를 걸어서 "너는 똑똑하고 공부는 잘하는데 성질이 별로라며."하고 전화를 했더란다

여러분 같으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첫째, 뭐가 어째서 내가 성질이 더럽다는 거냐 라고 맞받아치는 방법이 아마도 가장 많을 것이다. 둘째는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은 성질도 아주 좋아졌다고 대답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어쨌건 소문이 그렇게 난 것은 사실이고 동기들이 그런 정보를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분의 책임, 아니 모든 부분의 소문이 본인 책임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형성된 자신의 이미지이니 그것도 사실이 된다. 그러나 어쩌랴 남들이 그렇게 보고 이야기하는 것을.

그래서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 룸메이트의 기존관념을 확 바꿔주는 그런 시간이 되게 만들라고. 그러나 엘리트이고, 자존심이 무척 강하고, 아니꼬운 꼴은 절대로 보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둘이 자주 부딪히기도 한단다.

기회란 사용하는 능력만 가지면 모든 것이 다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룸메이트도 또한 이기적 성격이 강하단다. 그렇다면 훨씬 다루기가 쉽다고 말해주었다.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는 사람이 무섭지, 이기적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이 뭔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 바라는 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면 필요한 존재가 되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봉사정신과 희생정신을 발휘해서 그 룸메이트를 감동시켜서 환경에 속하는 룸메이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다면 남들에게 그 소문에 의하여 형성된 고정관념을 깨뜨려줄 아주 좋은 기회가 아니겠는가

대화를 끝낼 즈음에 죽을 지경이었는데, 말씀을 듣고 나니 살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생각을 전환하기가 어렵지 결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회는 어느 곳에도 널려 있다. 다만 그 기회를 포착하려는 열망이 있어야 하고,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안목을 끊임없이 훈련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룸메이트 하나도 감동을 시키지 못한다면 어찌 그 세상에서 중령이 되고, 대령이 되고, 장군이 되겠는가 그렇게 하기로 했다. 스님 말씀대로 그 룸메이트부터 확실하게 감동시켜서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가겠다는 약속을 들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어도 꾸준히 연습한다면 어찌 불가능하겠는가 룸메이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룸메이트는 부부와 자녀들일 것이다.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하루하루를 만들어 보자.

합격과 불합격도 한끝 차이고, 감동을 주는 것이나 영원히 등지는 것도 결국은 한끝 차이다. 많은 것 때문에 감동 먹는 것도, 원수 척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한끝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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