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17세 소녀는 왜 순장당했나
가야의 17세 소녀는 왜 순장당했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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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역사 추적’이 27일 ‘17세 가야소녀는 왜 순장당했나?를 방송한다.

2007년 창녕 송현동 15호분 발굴현장애서 3~5세기 가야 수장급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분에서 순장 인골 네 구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가장 온전한 인골은 17세 소녀로 추정된다.

죽은이를 위해 산사람을 함께 묻는 잔혹한 고대의 장례풍습이 순장이다. 순장자는 강제로 묻히며 주피장자와 확연한 종속관계라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판단이다.

창녕 송현동 15호분의 순장자 넷 중 셋은 도굴꾼들이 훼손, 20~30대라는 연령과 성별만 드러났다. 북벽에 위치한 온전한 한 구는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았다. 넓적다리 뼈로 추정한 키는 150~160㎝다. 치아는 다 자라지 못했고, 성장판도 닫히지 않았다.

송현동 15호분의 순장자들은 전쟁 포로나 노비가 아니라 망자의 최측근들일 가능성이 높다. 순장 유골과 부장된 철제 관식, 마구, 무기, 금제 장신구들은 순장자가 관리, 마부, 호위무사, 시종 등 주변인들이었음을 알린다. 순장된 남녀들은 중간계급 이상의 가야인들인 것이다.

발굴팀은 인골의 형태와 누운 자세를 살폈다. 매장 당시 그대로 흐트러짐 없는 자세와 간격이었다. 생매장이 아니라 죽은 후에 묻힌 셈이다. 죽은이를 위해 주변인들을 죽여 함께 묻었다. 현세의 삶은 저승에서도 지속된다는 가야인의 믿음 탓에 실생활에 필요한 유품들과 측근들까지 죄다 무덤 속으로 안고 들어갔다.

고대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진 순장은 가야권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렇다고 지배층의 권력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 단계 더 성숙한 국가로 성장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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