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된 참여
보람된 참여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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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구한서 <충북지방병무청 시민참여위원>

충북지방병무청 시민참여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바르게살기운동 협의회' 일을 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3월부터다.

육군 현역병으로 복무하고 1968년도에 제대할 무렵만 해도 대부분 병무행정은 비공개로 처리돼 일반인의 참여는커녕 자신의 병역사항을 확인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또 수년 전까지도 가끔 병역비리 사건이 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터라 병무행정은 나에게 불신과 무관심의 대상이었으나 지금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실감한다. 그것은 시민참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변화한 병무청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 본 결과다.

특히 2002년 7월 그동안 지방행정조직에 상당부분을 위임해오던 병무행정을 병무청에서 독자 수행키로 혁신적인 전환을 했을 때는 (지방조직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나로서) 병무청의 그 같은 자신감이 무모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애로사항이 눈에 보이는 듯했지만 이렇게 지금까지 굳건히 버티고 있음은 물론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내실 있는 모습으로 완벽히 변신에 성공한 것을 보고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켜보고 깨달은 바 병무혁신 성공의 요체는 바로 '시스템 개선'이며, 그 시스템이 지향하는 궁극의 목표는 '고객만족', 바로 그것임을 알 수 있었는데, 그 같은 시스템 구현을 위해서 전 업무에 걸쳐 전산화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었음은 물론이다. 고객의 병역의무 이행과 변경, 연기 등의 모든 신청을 인터넷 출원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은 실로 고객만족을 향한 병무청의 혁신의지가 얼마나 강하고 지속적인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내가 병무행정에 참여하면서 받는 가장 큰 감동은 심의 또는 평가하는 현장에서 주로 일어난다. 징병검사 과정 중 공익근무 또는 면제대상자 판정심의에 관여하는 일, 생계곤란 사유로 인한 병역감면 대상 여부를 심의하는 일을 비롯해 병무청 직원의 업무혁신 사례에 대한 연구 발표를 평가하는 일, 그리고 병무청 기능직 공무원의 채용시 외부면접관으로 참여한 일 등은 모든 병무행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는 현장에서의 생생한 증인이 되고, 때론 집행자 역할을 맡기도 하면서 형용하기 어려운 벅찬 감동을 느꼈던 참여사례다.

그뿐이랴. 친구와 함께 입영하여 안심하고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동반입대제도며, 현역입영대상자로 하여금 입영일자와 부대를 본인이 인터넷으로 선택하도록 한데 이어 공익근무대상자에게도 소집일자와 복무기관을 선택하도록 한 '본인선택제도' 등은 민원편익 행정의 최고기준을 보여주는 개선사례인 듯싶다.

그러나 병무청의 고객만족을 위한 이 같은 혼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의 이행은 어떤 경우에도 궁극에는 자유를 구속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한계로 인해 이를 회피하려는 갖가지 탈법과 편법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본다. 이들에게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함은 물론이겠으나, 한편으로 그 같은 회피시도가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보완 개선하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병행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구현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병역이행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의식개혁이 이뤄지도록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병무청 조직의 고객만족을 향한 쉼 없는 변화와 노력을 보면서 나의 참여에 무한한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소중한 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야말로 병무행정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며, 이것이 곧 국가에 봉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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