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기침체로 몽골 유목민들도 주택 차압’
‘지구촌 경기침체로 몽골 유목민들도 주택 차압’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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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경기침체는 내몽고 고비 사막의 유목민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몽골의 유목민들이 은행빚 때문에 낙타와 염소, 양 등의 가축을 팔거나 주택을 차압당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20일(현지시간) A섹션 1면과 12면에 “경기침체 여파로 몽골의 유목민들이 은행 빚을 갚지 못해 기르던 가축을 팔도록 강요받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드놈다자 칼타쿠 씨는 최근 은행에서 빌린 돈 2700 달러를 갚지 못하자 은행에서 사람을 보내 담보로 잡혔던 가축들을 팔아서 갚으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았다.

법원은 그가 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가족이 살던 텐트를 차압할 것을 명령했다. 문제는 칼타쿠 씨는 현재 남은 가축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몽골은 국민의 4분의 1인 260만명이 가축의 가죽 등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해외의 캐시미어 등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가격이 좋았을 때는 이들 유목민이 텐트가 태양열 집적판을 설치하고 오토바이도 구입하는 등 살림을 늘렸지만 중요한 수입원이 고갈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많은 유목민들이 칸 은행 등 몽골의 금융기관에 가축들을 담보로 빚을 내서 생활하면서 빚을 갚지 못했고 이들 가축을 싸게 처분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등 악순환이 벌어진 것이다.

가축판매상인 뭉크바트 세덴도르(30) 씨는 “이 업종을 10년 했지만 요즘같은 상황은 처음본다. 은행들이 유목민들을 파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나란치멕 소놈(45) 씨는 최근 은행에 진 빚을 갚기 위해 300마리 이상의 가축을 팔아야 했다. 그녀는 “만약 안그랬다간 텐트에서 쫒겨났을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거지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수년간 몽골의 상업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유목민들에게 신용대출을 확대해 왔다. 유목민들은 연간 두차례 현금을 만드는데 봄에는 캐시미어 등의 판매로, 가을에는 고기와 가죽 판매를 한다.

캐시미어 값이 폭락한 시기는 지난해 6월 이후로 킬로그램당 전년도에 2만8000 토그록(19달러) 하던 것이 33%나 하락했다. 푸레프델거 부드쿠(39) 씨는 6개월 한도로 빌린 1270 달러를 갚지 못해 무려 128 마리의 염소들을 팔아야 했다.

알타이 근처의 텐트에서 두 아이와 살고 있는 부드쿠 씨는 “일을 찾기 위해 가게와 식당 호텔 등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골에 돌아가고 싶어도 가축이 한 마리도 없기 때문에 갈 수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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