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상술 우리집에왜왔니·매란방, 소비자 우롱
낚시상술 우리집에왜왔니·매란방, 소비자 우롱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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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상황과는 다르다. 단팥빵에 단팥이 부족하면 고발 사유다. 성분과 함량이 미달된 영화들이 팥소 부족한 단팥빵마냥 찝찝한 뒷끝을 남긴다. 극장 간판에 걸린 얼굴마담들이 표리부동하기 짝이 없다.

주연으로 소개돼 있지만 실상 조연에 머물거나, 조연정도는 될 줄 알았건만 우정출연 쯤에 그치는 영화들이 관객들을 낚시질하고 있다.

국산영화 ‘우리집에 왜왔니’가 대표주자다.

‘우리집에 왜왔니’는 아이들 그룹 ‘빅뱅’의 승리(19·이승현)를 내세우고 있다. 강혜정(27), 박희순(39) 다음으로 승리를 소개한다. 승리의 영화 데뷔작이라는 타이틀이 궁금증을 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승리의 출연분은 5~10분 내외다. 한참을 기다려야 겨우 승리를 볼 수 있다.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임에는 분명하나 절반 이상이 아역으로 대체된다. 이 정도면 우정출연이다. YG엔터테인먼트가 이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승리의 우정출연 근거가 된다.

리밍(黎明·43)과 장쯔이(章子怡·30)가 주연한 ‘매란방’도 겉과 속이 다르기는 마찬가지다. 리밍과 장쯔이를 영화의 간판으로 내걸고 있지만, 이들의 구실은 반토막에 그친다. 청년 매란방을 연기하는 쑨훙레이(孫紅雷·39)가 나머지 절반을 이끈다.

그런데도 ‘매란방’의 홍보는 리밍과 장쯔이가 도맡고 있다. 포스터에 대문짝만하게 장쯔이의 얼굴을 박아넣었다. 리밍과 장쯔이는 매란방을 홍보하려고 우리나라를 찾기도 했다.

예고편만 보고 영화관으로 간 관객은 허탈해지기 십상이다. 한 시간쯤 지나서야 리밍이 등장한다. 장쯔이의 분량은 반의 반에도 못 미친다. 매란방의 운명의 여인 맹소동(장쯔이)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떠난다.

미국 드라마 ‘24’의 ‘잭 바우어’로 유명한 키퍼 서덜랜드(43)도 애니메이션 ‘몬스터 vs 에일리언’ 홍보맨 노릇을 하며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이 만화영화에서 몬스터들을 통솔하는 워 딜러 장군 역을 맡은 서덜랜드다. 집중력 낮은 관객이라면 기억하지도 못할만큼 비중이 미미하다. 그래도 국내 홍보는 서덜랜드가 했다.

포장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장삿속 상술은 영화에도 해당한다. 개봉 후에는 반품 불가인 법칙도 그대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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