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를 그리워하는가
우리는 누구를 그리워하는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3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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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담임목사>

성공이나 출세보다는 가슴이 따뜻한 세상을 살고, 지칠 줄 모르는 욕심을 안고 불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기보다는 소박하게 사람의 정을 맛보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우리의 세상이 아닐까 싶다.

세상은 생각대로 된다는 말이 있는데 왜 우리는 솔직하지 못한지 모르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들은 행복을 꿈꾸면서 불행을 쫓고, 선을 원하면서도 악을 도모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누구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가, 어떤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가. 여전히 돈 많은 사람을 부러워하고, 권력 좀 가진 자를 흉내 내고, 어깨에 힘주며 허풍떠는 사람들을 배우려한다면 이 세상은 정말 답답하고 목마른 세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무얼 배울 것이며 그 자식들에게 기대할 것은 또 무엇일까, 이웃과 더불어 산다는 의미는 뭐고 참된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서로가 경쟁자가 되고 적이 되어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삶이라면 그 자체가 불행이다.

얼마 전 한겨레 신문사의 조현 기자가 쓴 우리가 몰랐던 이 땅의 예수들 '울림'이라는 책을 보았다.

책을 보면서 하늘에서 내려오신 예수가 있듯이, 땅에서 나신 예수도 있음을 알았다. 참으로 가슴이 뜨거워지고 우리를 설레게 한 분들이다. 이들은 꼭 기독교라는 종교적 인물로 산 분들이 아니다. 물론 신앙은 바탕에 깔고 있지만 모든 사람을 대하여 살았고, 이 세상에서 한 줌의 소금과 한줄기 빛으로 사신 분들이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역사와 세상에는 이런 분들이 많다.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삶을 소중하게 보여주시는 분들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런 분들은 까맣게 잊고 살고, 도리어 사회에 엄청난 해를 끼치고 도무지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을 보며 사는가. 어찌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생명과 평화를 위해 몸을 던진 이들은 찬밥이 되어 있고, 나라를 팔고 못된 짓을 한 사람들은 영광의 자리에 앉아 있는가

나는 세상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못해 불쌍하다. 이제는 삶의 질과 내용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여전히 돈 많고, 세상적인 조건을 쫓아 경쟁하고 남을 죽이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정치인을 보고, 종교인을 보고, 교육자를 보고, 사업가를 볼 때 무엇이 기준인가, 유명하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에만 집착하는 것은 어린아이들의 방식이요 수준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인정할 줄 알고 무엇을 목적하며 살았는가를 더 우선하여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문제는 어른의 문제이고, 어른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이고, 사회의 문제는 정치의 문제이며, 정치의 문제는 교육과 종교의 문제가 아닌가.

해법은 선한 동기와 바른 뜻에서 찾아야 한다. 더 이상 돈이 중심이 되고 힘이 정의가 되는 세상이 아니라 정의가 힘이 되고 사람이 중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자기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 이웃과 모두를 위해 사는 사람이 존경받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살기 좋은 나라는 돈 많고 첨단기술을 자랑하며 똑똑한 사람을 우선하는 게 아니라 건강하고 아름다운 문화와 인간교육을 실천하며 소박한 신앙심을 가르치는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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