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미학
나눔의 미학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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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이길두 <천주교 청주교구. 교정사목>

?어떤 사람이 천국에 갔습니다. 하느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하느님께서 물으십니다.

?"그래, 그러면 네 재물 문제에 대해 들어보자꾸나."

?이 사람이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었던 부동산이 시가로 200억원은 될 겁니다. 유가증권과 현찰을 모두 합하면?

?하느님께서 말을 막으셨습니다.

?"얘야, 나는 네가 모은 재산이 얼마인지에는 관심이 없단다. 네가 재테크를 얼마나 잘했는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간단하게 한 가지만 말하면 된다. 네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쓴 것이 얼마나 되느냐?"

?천국에서 계산을 하는 방식은 이와 같습니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쓴 것만이 내 돈'입니다. 내가 쓴 돈 중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고 나눈 것이 참된 의미에서 내 재물입니다.

?가진 것이 많아도 베풀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베풀힘'이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자기 재물을 나누어 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랑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베풀 힘에 담긴 또 다른 의미는 은혜의 감격을 가진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에 감격하고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어떤 것을 손에 쥐기를, 무엇을 소유하기를 원합니다. 많이 소유할수록 그는 그만큼 자신을 더 많이 가지는 것으로 그래서 자신이 주인이 되는 것으로 믿습니다.

?소유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살아가기 위해 옷, 음식, 집을 필요로 하지만 이런 것들을 지나치게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위험이 발생합니다.

?짐승은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갈망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소유하려고 탐욕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지나친 탐욕을 부리다가 자신의 소유물에 얽매이게 됩니다. 더 나아가 자신이 모은 재산의 매력에 빠져 언제나 더 많이 소유하려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것을 즐기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더 소유하려 노심초사합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질에 대한 탐욕에 스스로 소유당하고 맙니다.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모든 이기주의는 자신을 망치고 사회를 망칩니다.

?가끔 어렵게 번 재물을 사회복지 단체나, 사업에 기부하는 사람들의 훈훈한 기사를 볼 때 "그래 참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감탄을 하지만 먼 나라 이야기나 재미있는 실화소설로 간주합니다.

?재물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할 때는 다음의 4가지, 그가 귀해졌을 때는 누구를 추천하는가를 보고, 부유해졌을 때는 무엇을 베푸는가를 보고, 가난할 때는 무엇을 어떻게 취하는가를 보고, 궁해졌을 때는 무슨 짓을 하는가를 보라 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보면 그의 사람됨을 알 수 있다 했습니다. 우리사회가 더 밝아지기 위해서 우리 모두 나눔의 사랑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라는 말을 묵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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