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 '강제수사' 나서나
검찰 PD수첩 '강제수사' 나서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0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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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의 편파보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새 수사팀을 꾸린 뒤 이전 수사팀의 수사방식을 비판하고 전면 재수사 방침을 천명했다.

제작진 소환과 방송분 원본 테이프 확보 등에서 PD수첩과 기나긴 줄다리기를 벌였던 이전 수사팀과는 달리 새 수사팀은 체포영장을 발부받거나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압박용'수사결과 발표에도 수사는 지지부진…수사팀장은 사표제출

검찰은 지난해 4월 MBC PD수첩이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보도 이후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자 서울중앙지검 임수빈 전 형사2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검찰은 PD수첩 제작진 김보슬, 이춘근 PD와 작가들이 소환에 수차례 불응하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수사를 위해 원본자료와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요했지만 언론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이나 체포 등의 강제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검찰은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최종소환을 통보하는 등 '압박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후에도 소환 대상자들은 MBC 노조 '24시간 사수대'와 함께 사내에서 숙박하며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아 수사는 정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PD수첩 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식어가던 지난 1월 담당 수사팀의 팀장이었던 임 전 부장이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급작스런 임 전 부장의 사표 제출에 당시 검찰 고위 관계자들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고수한 임 부장과 강경 처리를 요구한 검찰 수뇌부 사이의 갈등이 사표 제출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차기 수사팀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시나리오 쓰는 것은 수사가 아니다" 전 수사팀 비판…그 배경은?

결국 검찰은 검찰 정기인사가 난 2월에야 같은 지검 형사6부에 후속 수사를 맡겼다. 검찰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이 사건을 후임 형사2부장에게 인계시키는 방안과 특수부로 사건을 넘기는 방안, 다른 형사부로 재배당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했다.

사건을 재배당받은 형사6부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의 기초 사실관계 파악과 영문자료 해석에 시간이 걸린다"며 "향후 수사방침은 결정된 바 없다"고 거듭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제작진의 의도적 오역 가능성을 제기했던 정모 작가가 최근 재소환 조사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은 대략적인 수사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새 수사팀은 이전 수사팀의 수사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당시 그는 "과거 수사팀은 (PD수첩 측이 방송분 원본 제출을 거부하자) 원본을 재구성했는데 시나리오 쓰는 것은 수사가 아니다"라며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수사팀이 불기소 의견을 냈다가 수뇌부와 마찰을 빚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하고, "수뇌부는 통상의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라고 지휘했으나 이전 수사팀이 수사는 안 하고 재구성을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 수사팀의 반응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강경 수사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8개월 동안 수사가 지지부진 했던 점을 전 수사팀의 실책으로 돌리면서 악화된 여론을 환기시키고 강경 수사의 정당성도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같은 추측을 부정하며 향후 수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수사하는 것 뿐"이라며 "기소 여부는 물론 소환 여부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새로 꾸려진 수사팀은 기초조사부터 다시 수사를 시작하기로 방향을 결정하고, PD수첩에 등장했던 인물 가운데 조사를 받지 않은 인물들을 부르고, 피해자, 번역가 등을 재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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