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채점 시스템을 우선시했어야
공정한 채점 시스템을 우선시했어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2.1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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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충진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회사원>

전북 임실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같은 사례가 전국적으로 벌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점이 각 단위학교 별로 진행돼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시스템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과연 학생들의 '실력'으로 인정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신뢰도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

최규호 전북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에 보고할 당시 기초학력 미달자가 3명이었으나, 표집학교 1개교를 제외한 14개 학교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총 8명의 미달자가 있었다"며 조작사실을 시인했다고 한다.

'공교육의 힘'으로 알려졌던 임실이 성적조작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학업성취도 평가의 신뢰도에는 치명타가 됐다. 그동안에도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있었지만 교육당국은 "일부 문제점이 있었지만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일관해 왔다.

그러나 성적조작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는 '하나마나'한 시험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성적이 조작된 사례가 전국적으로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의 학업평사 결과도 그대로 '실력'으로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는 사상 최초로 실시된 전국단위 평가였지만 채점이 전국 단위로 이뤄지지 않고 단위 학교별로 진행돼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했다. 이번 시험은 전국의 5% 학생만 평가원이, 나머지는 각 학교와 지역교육청이 채점을 맡았다. 이번 평가의 시험 문제 가운데는 주관식이 다수 포함돼 채점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도 많았다. 시스템 자체에 '구멍'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결국 일부 일선 교사들과 교원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수준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파악하고, 학력격차 해소 및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교육정책 수립을 위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강행했던 교육당국의 논리가 무색하게됐다.

일각에서는 임실군의 성적조작은 학교 채점 및 보고라는 현행 방식의 문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교육과정평가원이 수거해서 채점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정확한 학업성취도 평가는 평소 실력을 가지고 점검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학업평가로는 실제 지원받아야 할 지역 및 학교를 판별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실력으로 인정할 수 있는 채점 시스템 개발이 우선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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