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좋은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2.0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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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이길두 청주교구 교정사목 신부

삼천리 금수강산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일까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아이들 대답은 단호하다. 아니요. 자습해야 되고, 학원가야 되잖아요. 극히 단순하고 소박한 대답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좋은 나라가 아닌 이유와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자습하지 않고 학원가지 않는 나라 그런 나라가 아이들에게는 좋은 나라인 것이다. 자습은 자율학습인데 타율학습이고, 학원보다는 친구들과 놀고 게임하고 공부하는 것이 더 배움의 집다울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다른 나라보다 앞서는 것이 많다. 반도체, 철강, 조선 등 경제분야와 더불어 교통사고 사망률, 자살률, 교육률 등 다른 나라보다 앞서서 좋을 것과 행복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진데, 종교율 또한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다.

높은 산에서 서울 시내 야경을 보면 참 아름답다. 남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시내는 검은 트리처럼 보였다. 빨간 십자가는 크리스마스트리 불꽃, 빨간 안개꽃처럼 곳곳을 촘촘하게 밝히고 있다.

세계 9위의 경제국으로 우리 국민은 경제적으로 행복할까 생존권을 사수하다 용산 철거민 진압사태로 이 엄동에 뜨거운 불로 타 죽은 사람들이 옆에 있는데 과연 우리는 행복할까

9명의 부녀자를 살해에 유기한 살인마가 옆집 착한 아저씨로 살아왔다는데 우리는 행복을 모르는 사람에게 맡기고, 아니 저당잡히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무엇인가를 잃고 있다. 아니 있어도 균형을 못잡고 있다. 자율이 아니라 타율이고, 학교가 아니고 학원이고, 부모가 아니고 돈이고, 국민이 아니고 밥이다. 구원이 아니고 교세 불리기다. 실컷 쓰고 남은 돈을 은행에 맡기는 것은 보관이다. 써야 할 돈을 남게 해서 맡기는 것이 저축이다. 내 배 실컷 불리고 남은 음식을 배고픈 이에게 주는 것은 위선이다. 먹기 전에 덜어내서 나누는 것이 자선이고 애긍이다.

기도는 했는데 애덕생활을 하지 않으면 교만한 기도를 한 것이다. 기도는 하지 않는데 이리저리, 사회봉사 자선단체에 기웃하는 것은 위선으로 다른 목적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양이 적다 하더라도 기도도 하고 애덕생활도 잘 하는 것이 균형잡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우리 신앙 참신앙, 우리가 참사람이 되기 위해 자문해 보아야 한다. 자율을 학원을 강요하고, 밥이 되어주기보다 내 밥그릇만 먼저 챙기고, 내마음에 꽃이 아니라 칼을 들고 있는 내 모습, 하느님을 보여준다 하면서 사람들에게서 믿음을 강요한 무치. 균형을 잃지 않아야 치우침을 알 수 있다.

예수님은 사랑의 이중계명을 말씀하셨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 균형을, 하느님 은총의 중용의 덕을 말씀하신 것이다. 무엇을 잃지 말라고 하신 말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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