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미용인 성공한 CEO 하지만… "난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최고의 미용인 성공한 CEO 하지만… "난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12.22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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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희 제19대 충북도여성단체협의회장
15세 미용과 인연 26세 개업 그리고 유학길
도전적인 삶 즐겨… 긍정적 사고 성공비결
70세까지만 일하고파 '인생 3막' 이제부터

글 김금란기자·사진 배훈식기자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마음을 빼앗긴다는 것. 얼마나 가슴 설레고 멋진 일인가.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그 다음날이 기다려진다는 사람을 만났다.

제19대 충북도여성단체협의회 회장으로 22일 선출된 오수희씨(53·대한미용사회 충북도지회장·사진). 그녀의 이름 석자는 충북지역에서는 브랜드로 통한다. 우스갯소리로 도지사 이름은 몰라도 오수희는 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 세상에 우연은 없다.

오수희 회장은 도전적인 삶을 즐긴다. 세상에 안되는 일보다는 안되는 일을 되게 하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 아냐고 되묻는 그녀다. 미용업계 30년이면 장인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냐는 질문에 "사회가 들이대는 잣대보다는 내가 오르고자 생각했던 위치까지 다다라야 진정한 장인"이라며 "최선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지금껏 살아왔다"고 말한다.

그녀의 나이 53세.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자신이 대견하다고 말하는 그녀가 미용과 인연을 맺은 것은 15세 때였다. 청원군 옥산면 국사리가 고향인 그녀는 당시 고종사촌 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을 자주 놀러갔다. 그곳에서 미용이라는 색다른 세계를 경험하면서 꿈을 갖게 됐다.

"사촌언니가 청주에서 큰 미용실을 운영했는데 자주 놀러갔어요, 내 나이 15세. 어릴 적부터 손재주는 꽤 있었던 걸로 보면 재능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는 고향에서 14세까지 7남매가 복닥거리는 집안에서 살았다. 2남 5녀 가운데 셋째였던 그녀는 지금도 여장부 소리를 듣고 있지만 유년시절에도 동생 4명을 통솔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기억한다.

15세가 되던 해, 그녀의 가족은 청주 송절동에 터를 잡았다. 부모는 과수원을 운영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과수원에서 수확한 과일을 내다 팔기도 했다. 장사하는 어머니 옆에서 그녀는 돈이 오가고 거래가 성사되는 과정을 지켜봤고 그게 바로 돈주고도 배울 수 없는 실물 경제 교육인 셈이다.

그녀는 미용인의 꿈을 안고 신라미용학원 1년 과정을 수료했다. 20세에 작은 미용실에서 4년 동안 죽도록 일했다. 지고는 못사는 성격 탓에 두발 뻗고 잠 한번 제대로 잔 적 없이 4년을 보냈다.

◇ 26세, '오수희 미용실' 드디어 얼굴 내밀다.

그녀의 어머니는 요즘도 오수희 회장을 만날 때면 태몽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태몽이 반드시 미래를 예측하거나 믿을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손 치더라도 그녀는 말한다. 태몽이 아니어도 도전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그 결과는 반드시 해피엔딩이라고.

"엄마 꿈에 집채만한 구렁이가 집 안방에 들어와 또아리를 틀고 앉아 왕관을 쓰고 있었대요. 동네 아낙들이 순분(오수희 회장의 큰언니)이네 경사났다고 구경을 오고 문구멍으로 들여다보니 구렁이가 혀를 낼름낼름거리고 있더래요. 이게 태몽이 예사롭지는 않았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어요."

그녀는 25세에 사장이 됐다. 26세에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청주백화점 옆에 '오수희 미용실'을 개장했다. 2명의 직원을 두고 일을 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조직적인 규모의 미용실을 갖고 있는 곳은 없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제일 큰 '김선영 미용실'을 방문한 후 그녀는 구멍가게 규모만이 미용실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당시 김선영 미용실은 8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어요. 그곳을 다녀온 후 미용실도 기업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후 김선영 원장을 1년 동안 쫓아다니며 경영수업을 받았어요." 배움에 목말라 있던 그녀는 27세 되던 해 집 한 채 팔아서 일본 동경으로 연수를 떠났다.

한 달 연수 비용으로 집 팔고 떠날 만큼 무모하게 보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일본에서의 생활은 지옥과 천당이 교차했었어요. 처음 1주일은 죽을 것만 같아 울고불고 집으로 전화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집에 두고 온 어린 두 아들도 눈에 밟히고."

지역에서 그래도 한다 하는 실력의 소유자인 그녀에게 일본은 단순 연수가 아니었다. "일본에서 받은 문화적인 충격은 상당히 컸어요. 한국은 뽀글파마가 유행한 반면 일본은 스트레이트가 대세고, 컬러풀한 머리색이 유행인 일본에 비해 한국은 검은색이 거리를 휩쓰는 등 트렌드 자체가 뒤처져 있었어요."

그녀의 어릴 적 꿈은 교사였다. 교사에 대한 꿈은 해외 연수를 다녀 온 후 직원을 상대로 교육시키는 것으로 이뤘다. 미용과 교사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그녀는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청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35세를 기점으로 그녀는 미용기술을 더이상 선보이지 않았다. 당시 40여명의 직원을 관리해야 하는 그녀는 CEO 변신을 시도했다. 70세까지만 일하겠다는 그녀가 요즘은 사는 날까지 일하겠다는 욕심을 내며 인생 3막을 준비하고 있다.

◇ 긍정적 사고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의 원천

그녀의 핸드폰 컬러링은 가수 태진아가 부른 '동반자'다. "나를 알고, 인연으로 맺은 모든 인간 관계가 동반자가 아니냐"며 지인들이 곡 좀 바꾸라는 성화에도 꿈쩍하지 않는 그녀다.

새벽 5시40분에 일어나 하루 일과를 점검한다는 그녀는 아침마다 자신만의 기도를 한다. '잘못한 것은 용서하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나로 인해 남의 눈에 꽃이 되고 기쁨을 주는 오수희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는 그녀의 하루를 책임지는 주문과도 같다.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그녀는 스치는 사람을 스승처럼 여긴 것과 긍정적 사고였다고 단언한다. "'할 수 있다'와 '할 수 없다'는 한끗 차이지만 결과는 천지차이지요."

자신감보다 화려한 액세서리를 본 적이 없어 장신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오수희 회장은, 오늘보다 도전할 내일이 있어 행복하다는 삶을 일구는 소박함을 전했다.

◈ "여성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단체 만들 것"

오수희 제19대 충청북도여성단체협의회장은 여성들의 사회적 위상과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단체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각오로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녀는 정견 발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제게는 꿈이 있습니다. 여성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꿈, 그 꿈을 말보다는 실천으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오수희를 선택하면 행복한 일들이 쏟아집니다

그녀는 늘 꿈꾸는 삶을 살아왔다. 어릴 적 미용에 대한 막연함으로 뛰어든 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단 하루도 꿈을 품속에서 떠나버린 적이 없다. 우물 안 개구리의 안목으로 일인자를 꿈꾸기보다 그녀는 늘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다.

도전이 때론 무모함으로 비칠 정도였지만 그녀는 충북보다는 한국에서 일인자를 꿈꿨고, 세계 속의 일인자가 되기를 열망해 왔다. 물론 경제적 숫자로 판단하는 물질적 잣대가 아닌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정상에 오르는 것이 그녀가 생각하는 일인자다.

그녀는 제19대 신임회장으로 다음 달부터 2년간의 임기를 수행한다. 그녀는 임기 동안 10대 공약 실천을 약속한 바 있다.

그녀가 밝힌 10대 공약은 연합단체로서의 위상 강화 회원단체 간의 협력 증진 회원 단체장의 활동영역 확대 재정을 지원하는 후원회 조직 사무국 운영 현대화 사업역량 극대화 여성창업 및 취업박람회 개최 여성포럼 정례화 소식지 발간 등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경제도약에 힘을 주는 단체 등이다.

여성 단체의 역할론에 대해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전임 회장들과의 유기적인 교류와 회원 간의 의견 수렴을 통해 도약의 2009년을 열고 싶어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녀가 기대하는 2009년은 어떤 모습일까. 그녀는 "생각이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습관을, 습관이 운명을 만든다"며 "2009년은 또다른 인생의 출발점에 서 있다는 기분으로 살고 싶다"고 밝혔다

◈ 오수희 회장은

-일본 도쿄 이시와다리 아카데미 수료(1982)
-영국 스프린터스 뷰티스쿨(1992)
-프랑스크리스찬쇼보 메이크업스쿨 수료(1992)
-영국 비달사순 커트·염색과정 수료(2001)
-충북대학교 현대지도자과정수료(1994~95)
-이화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최고미용아트과정 외래강사(1995~현)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 중앙회 부회장(2006~현)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 충북도지회장(2005~현)
-충북도여성단체협의회 부회장(2007~)
-청주지방검찰청 범죄예방위원회 위원
-충북도지방경찰청 행정발전위원회 부위원장
-충북도교육청 의정비심사위원회 위원
-충북도지사배미용경진대회(9~10회) 대회장(2007~2008)
-오수희 미남미녀 헤어펌 원장
-한마음에?타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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