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2.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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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전 철 호 교무처장 <충북불교대학>

요즘 모든 실물경제가 바닥을 치고 일거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어렵다고 하고, 힘든 표정들이 역력하다.

기나긴 겨울이 앞에 놓여 있으니 시름도 늘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알고 보면 세상은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수가 없고,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는 것이 우리 삶의 이치가 아닐까.

필자가 좋아하는 '보왕삼매론'에는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과 오만한 마음, 사치한 마음이 생긴다. 근심과 어려움을 거울삼아 세상을 살아가라"라는 구절이 있다.

근심과 걱정은 당연히 우리의 삶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것이라고 일깨워 주는 것이다. 어려움을 맞이했을 때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또 다른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곤란함을 맞이하면 포기하거나 주저앉아서 절망하면서 탄식만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가르침이다.

내가 바라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소유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도 삶의 재미는 없을 것 같다. 혹독한 겨울 추위가 있어야 따듯한 봄을 기다리는 맛이 나고, 무더운 폭염이 있어야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는 가을이 기다려지는 것이 아닌가.

어려운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성공이 값진 것이고, 불굴의 투지로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했을 때 가질 수 있는 기쁨이 큰 것이다. 살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일들이 수없이 생겨나고, 내가 원하지 않은 상황이 수시로 발생한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거라고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에 맞닥뜨릴 때가 많다.

"만약 어떤 일을 해결하는 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면, 거기에는 안달하며 매달리지 말고 그냥 놓아두고 보라. 버리고 지켜보다 보면, 내가 개입하지 않아도 세상이 제 스스로 굴러가, 되어 갈 대로 되어 가게 될 것이다" 어느 스님의 가르침이다.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괴로워하기보다는 세상살이는 곤란이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면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으로 살자. 세상의 묘미 역시 주변의 여러 여건이 내 생각과 다른 일이 반복되지만, 참고 견디는 데 있다.

역경을 이겨내지 못하면 성공의 씨앗을 피울 수 없다. 씨앗이 움트기 위해 추운 땅속에서 겨울을 인내해야 하듯, 한철 여름을 나기 위해 십여 년 동안 땅속에서 애벌레로 머무는 매미처럼 참고 견뎌야 한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이 세상을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하는 세상이라 하여 감인토라고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곤란함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참고 견디어 나가는 슬기로움을 배우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발전적인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현재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이 겨울도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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