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재생에너지가 살 길이다 ④
고유가 시대 재생에너지가 살 길이다 ④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2.0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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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농민이 주축이 된 에너지 발전소
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 로이센쾨게에서 수확이 끝난 농지 위로 수십개의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
전체 전력의 20.8% 생산 '바람의 나라'

최고 기술력 보유 덴마크

북·발트해 풍부한 바람 이용… 지리적 여건 유리
코펜하겐協,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단지 건설 제안
2MW급 20기 전력생산… 환경오염 감소도 한몫

글·사진 유현덕기자

유럽연합(EU)은 올해 초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확대하고 에너지효율을 20%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20-20-20% 목표를 설정했다. 풍력발전의 강국인 덴마크와 독일은 포화상태가 되어가는 육상풍력에서 해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정부나 기업이 아닌 지역과 시민, 농민이 주도적으로 나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북유럽에 위치한 덴마크는 북해와 발트해에서 불어오는 풍부한 바람을 이용하는 풍력발전에 일찍부터 눈을 돌렸다. 현재 덴마크에는 5500여기의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며 바람으로만 나라 전체 전력의 20.8%를 얻고 있다.

4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덴마크는 세계 최초로 바람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꾸준한 기술개발은 덴마크를 풍력발전 산업의 세계 선두 자리에 올려 놓았다.

풍력발전기 1기 설치기간이 6-7개월로 화력이나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 설치가 간단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덴마크의 자연환경과 지리적 여건은 기술력과 맞물려 2015년까지 전체 전력의 35%를 풍력에서 얻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전기를 만드는 바다 위 풍력발전소

덴마크는 최근 해상풍력에 집중하고 있다. 설치비가 두배 가까이 드는 단점에도 바람의 질이 육상보다 2배 이상 좋고 대형 풍력발전기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과 육상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6곳의 해상풍력발전단지에는 180여기의 발전기가 설치돼 있고 2012년까지 2개 단지를 더 건설할 계획이다. 초기 문제로 지적됐던 어선과의 충돌이나 미관을 해친다는 일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물론 지역 주민들과의 장기간 여론수렴과 설득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시민이 주도한 풍력발전

2001년 당시 해상풍력단지로는 세계 최대규모의 발전을 시작한 미델그룬덴(Middelgrunden) 풍력단지에는 2㎿짜리 풍력발전기 20기가 전력을 생산한다. 20기 중 10기는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라는 협동조합 형태의 비정부기구(NGO)가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전력담당회사가 운영한다.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는 8527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고 이들이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발전기 10기의 소유주들이다. 지난해 회원들은 풍력발전으로 약 12%의 이익을 남겼다.

덴마크 풍력발전의 특징은 시민들의 참여와 지역사회가 주도했다는 점이다. 전체 풍력발전기의 59%가 개인 소유고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와 같은 협동조합이 소유한 것은 23%다. 나머지 18%만이 전력회사 등이 갖고 있다.

25년 전에는 덴마크에서도 대형 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전기가 공급됐으나 현재는 마을마다 작은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설립해 자급자족하고 있다. 이런 일을 통해 에너지의 분권화 및 지방화를 이루어냈다.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 해상풍력 담당 닐스 룬드씨(Niels Lund)는 "미델그룬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라고 강조했다.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단지는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가 추진했던 세 번째 프로젝트로, 코펜하겐 해안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자는 제안이 나온 이후 환경조사와 시민 참여 등 준비하는 데 3년가량이 걸렸고 실제로 풍력발전기를 세우기까지 1년이 필요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8527명이라는 협회 회원들의 힘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건립된 20기의 미델그룬덴 풍력단지는 2001년 건립이후 지금까지 260여톤의 이산화황과 7만여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켜 코펜하겐의 공기를 맑게 유지하는 효과도 올렸다. %.
덴마크 코펜하겐시 해안에 설치돼 있는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단지 모습. 풍력발전기 뒤로 유조선과 요트가 한가롭게 항해를 하고 있다.

◈ 줄이은 발전기 주민소득 '희망의 날개'

농촌의 희망 독일 딕스호프

총 120가구중 70가구 사업참여… 48개 발전기 건설

덴마크와 국경도시인 독일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州)의 '로이센쾨게'라는 농촌마을에는 이 마을 농민들이 운영하는 풍력발전회사 '딕스호프(Dirkshof)'가 있다. 끝없이 펼쳐진 농로 위로 100m 높이의 풍력발전기들이 빽빽이 서있다.

딕스호프의 케텔센(DIRKSHOF-GRUPPE) 대표는 140에어커(56만6400)의 경작지를 보유하고 있는 이 마을 농부다.

점점 어려워지는 농촌 현실에 지난 1989년 자신의 농가 뒤뜰에 200㎾h 규모의 소형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재생에너지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1993년에는 주변 농민들을 투자자로 모아 시민풍력발전을 시작했다. 마을 28가구가 10만 유로씩을 내 17기(34㎿)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처음 만들고 이후 1996년 2개의 풍력단지를 추가로 건설하는 등 올해까지 5개 단지를 조성했다.

풍력발전사업에 참여한 지역주민들은 농가소득 외에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받고 있어 농촌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금까지 딕스호프는 48개의 풍력발전기를 세웠다.

시민발전단지 5곳에 2억7000만유로가 투자됐으며 외부인 투자 없이 지역주민들의 투자만으로 건설됐다. 현재 지역 120가구 중 70가구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딕스호프는 사업 확장을 위해 최근 포화상태에 이른 육상 풍력발전(독일은 전체 국토의 1%만 풍력발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에서 해상풍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케텔센 대표는 "바람도 우리지역이 갖고 있는 공공의 자원이다. 이웃 주민들과 함께 바람을 활용해 수익을 얻고 미래의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풍력발전단지는 성공했다"고 자평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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