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도 떠주는 공덕이 있다
흐르는 물도 떠주는 공덕이 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2.0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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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전 철 호 <충북불교대학 교무처장>

요즘 불경기라고 모두들 어려운 살림살이를 이야기하고, 실물경제는 각 분야마다 고충이 있어서인지 소비심리 또한 위축되어서 경기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다양한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기대효과는 미지수다.

그래도 우리사회는 훈훈한 인정이 살아 있어서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을 담가 나누어 주기도 하고, 겨우내 따듯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연탄을 넣어 주고 있는 봉사의 손길과 나눔의 마음이 각계각층에서 펼쳐지고 있다. 국제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많아진 소외계층에 대한 정부정책도 다양하게 펼쳐졌지만 제도적으로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으며, 더불어 살아가자는 사회봉사활동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혹여 사회봉사활동과 기부와 나눔의 문화까지 위축되거나 축소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해보기도 하지만 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들의 따듯한 손길이 멈춰지지 않기를 희망해 본다.

옛말에 "흐르는 물도 떠주는 공덕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공덕 짓기를 권하는 말이다. 흐르는 물을 떠주는 작은 행동에도 세 가지 공덕이 있으니 '좋은 마음을 일으킨 것'이 첫 번째 공덕으로, 남을 돕는 착한 마음이 자라서 선업이 쌓이고 악업을 멀리하게 된다. 두 번째 공덕은 '물을 떠주는 것'으로 생각만 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천하여 정진의 힘이 자라게 된다. 세 번째는 '도움을 받은 사람이 기뻐하는 것'이다. 나로 말미암아 그 사람이 편리와 이익을 얻고 고마워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기뻐하는 공덕은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공덕을 베풀게 되고, 이리하여 베푸는 공덕은 일파만파로 계속 이어져 공덕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 된다. 물조차 퍼주지 못할 때는, 좋은 마음만으로도 공덕을 지을 수 있다.

지난 10년간 개인 기부금의 최고를 기록한 20대의 기부천사 영화배우 문근영은 빛고을 장학재단을 비롯해 해남의 '땅 끝 공부방' 등에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기부하는 등 선행을 꾸준히 해왔다. 매월 기부금을 전달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게다가 문근영은 주위에 알리지 않고 착한 일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소속사조차 모르고 있는 선행이 태반이다. 문근영의 기부액수 파악도 어렵다. 그런데 일부 지각없는 사람들이 기부행위를 폄하하고 심지어는 색깔논쟁으로 몰아가기도 했으니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 남의 선행을 보고 칭찬하고 격려해 주면서 자기 스스로도 따라가고자 하는 베품의 마음을 내지는 못할지언정 남의 선행을 비방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다.

부처님은 인과경에서 "가난하여 보시할 재물이 없을 때에는 남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기쁜 마음을 일으키라. 남의 선행을 보고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은 보시하는 것과 같은 공덕이 된다. 이것은 아주 행하기 쉬운 일이다. 그러므로 그 누구라도 머뭇거리지 말라"고 가르치신다.

올겨울은 경제가 어려우니만큼 인정이 넘쳐나는 이웃과 더불어 따듯하게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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