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통혁명… 오스트리아 그라츠 시
베데이社, 동·식물성 원료 사용… 바이오디젤 개발
정부, 경유차량 연료 5% 바이오디젤 사용 의무화
시내 전 버스·트럭 300대… 재생연료만 사용 운행
영화배우 출신 아놀드 슈월즈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그라츠는 모든 시내버스가 지역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디젤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탈(脫)석유 시대'를 준비하고 녹색교통혁명을 실현하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시를 찾았다.
◇ 동물내장도 연료가 될 수 있다.
취재진이 찾은 베데이(BDI·Bio Diesel International)연구실. 경유를 대신할 바다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연구가 한창이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디젤 생산 방법을 창안한 그라츠 공과대학의 마틴 미텔바흐 교수와 25년 전 손을 잡고 이 대학과 산·학협력을 시작한 베데이는 현재 바이오디젤 분야의 세계적 선두업체로 성장했다.
유채꽃을 시작으로 폐식용유, 이제는 동물의 내장 등으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1996년 설립된 이곳에서는 다양한 동·식물성 원료로 바이오디젤을 연구하고 관련 설비를 생산하는 일을 한다. 기술연구소장인 하이케 프뤼미르트씨(36)는 "현재 바다 식물을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추출할 수 있는지, 경제성은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3년째 하고 있다"면서 "오스트리아는 바다와 접하고 있지 않지만 기술축적과 미래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 해양바이오 연구를 시작했다. 바다식물뿐 아니라 다른 미생물의 활용 가능성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 그라츠(Graz) 시의 대중교통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에서 남서쪽으로 약 150km 떨어져 있는 그라츠(Graz)시는 베데이와 함께 디젤 사용을 줄이고 환경오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994년 버스 2대를 대상으로 바이오디젤 사용 실험에 들어갔다. 현재는 시내를 운행하는 152대의 모든 버스가 100%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디젤(BD100)로 운행한다. 또한 디젤을 사용하는 승용차가 많은 유럽의 특성으로 택시 60%와 300여대의 트럭들도 바이오디젤을 쓰고 있다.
일반 운전자 또한 주유소에서 디젤과 바이오디젤을 각각 선택해 넣을 수 있다. 대신 한정된 폐식용유 양으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바이오디젤은 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주유소에서 만난 슈나이더씨(46)는 "일반 디젤과 성능차이는 없지만 연비가 3% 정도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며 "환경을 생각하고 미래를 내다 봤을 때 바이오디젤 사용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바이오디젤은 일반 경유보다 5∼7% 저렴할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발생량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라츠는 바이오디젤 사용이 늘어나면서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지형 때문에 발생됐던 고질적인 대기오염을 해결할 수 있었다. 폐식용유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은 에너지전환율도 매우 높아 95%가 그대로 연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라츠가 폐식용유를 활용한 에너지 정책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던 것은 제도와 체계적인 폐식용유 수거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는 모든 일반디젤에 5%의 바이오디젤을 섞도록 의무화해 생산을 활성화시켰고 시내 패스트푸드점과 식당, 각 가정에서 사용하다 만 폐식용유들은 에코서비스(Oekoservice)와 몇 개의 수거업체를 통해 전량 수거되고 있다. 이렇게 수거된 폐식용유는 정제한 후 바이오디젤 생산회사인 SEEG에 판매되고 있다.
에코서비스는 시 환경국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비영리 회사로, 폐식용유 수거사업은 우리나라의 공공근로사업처럼 실업자들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식당에서는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재사용하기 전에는 폐기비용으로 당 13센트를 내야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1을 모으면 8센트를 받을 수 있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라츠는 바이오디젤 사용으로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이용해 석유의존도를 탈피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며, 고용창출 등 다양한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 "지속 가능성 등 경쟁력 우위"
△ 인터뷰 / 마틴 미텔바흐 그라츠 공과대학 교수
바이오디젤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그라츠 공과대학 마틴 미텔바흐 교수를 만나 바이오디젤유에 대한 고견을 들어봤다.
-바이오디젤유를 개발한 이유는
△ 산으로 둘러싸인 그라츠시는 특히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 이를 55.4%나 줄일 수 있는 바이오디젤에 주목했다. 우선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내뿜는 운송수단인 버스에 적용시키기로 결정하고 1994년'에너지전환'계획을 세워 시행에 들어가 2005년에 완성시킬 수 있었다. 또 시의 가장 큰 택시회사(Taxi 878)가 동참하면서 그라츠는 자동차에 석유를 넣지 않는 도시로 근접해 갔다.
-바이오디젤의 단점으로는
△ 일반 디젤보다 바이오디젤은 기온에 민감하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응고점 등 25가지 기준의 'EN14214'라는 품질규격을 통과해야 바이오디젤로 사용을 허가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야자유는 12도만 돼도 응고돼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유채기름은 영하 20도가 돼도 굳지 않는다. 기후와 날씨에 따라 원료가 다른 바이오디젤을 사용할 수 있다.
-바이오디젤의 미래 전망은
△ 앞으로 원유 가격의 상승만큼 바이오디젤의 원료 가격도 상승하겠지만 지속가능성이란 경쟁력 면에서 바이오디젤은 분명 앞서 있다. 또 앞으로 수송용 연료 시장에서 바이오디젤은 최대 10%까지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본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바이오디젤유나 화학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순수 식물성 기름을 통틀어 '수송용 식물연료'로 규정하고 2030년까지 전체 수송 연료의 25%를 식물연료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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