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재생에너지가 살 길이다 ①
고유가 시대 재생에너지가 살 길이다 ①
  • 유현덕 기자
  • 승인 2008.11.06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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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 태양광 발전
국내 최초로 조성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동광문화마을. 집집 옥상마다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되어 있다.
국내 첫 그린빌리지 동광마을 전기료 '200원'


여유 전력 한전 전송… 사용량 증가시 되받아 사용
150kW급 마라도 발전소 건립… 에너지독립 노려
잦은 고장·핵심부품 기술 부족 등 시설확대 발목


글·사진 유현덕기자

올 초 세계는 고유가 늪속에서 허우적거렸다. 1998년 배럴당 10달러이던 기름값은 10년 후인 2008년에는 110달러 선까지 폭등하며 전 세계를 공황상태로 몰아넣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 자원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에 충청타임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자연에서 바람과 태양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가 하면 버려지는 폐식용유나 가축의 분비물을 사용하는 등의 석유 의존도를 탈피한 신재생에너지 기술 선진 국가를 찾아봤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실험에 나선 제주특별자치도도 살펴봤다. 이를 토대로 '고유가 시대, 재생에너지가 살길이다'를 주제로 4회에 걸쳐 알아본다.

◇ 한달 전기료 200원
동광문화마을 주민 전기료 고지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문화마을에 사는 양복선씨는 지난 10월 전기료로 200원을 냈다. 한국전력공사에서 날아온 청구서에는 한달 내 전기사용량이 전혀 없어 기본요금 370원에 감액 요금과 자동이체 할인을 각 각 받고 부가가치세 18원을 포함해 200원의 요금이 청구됐다. 대부분의 이 마을 사람들은 가구당 한 달 전기료가 이 정도다.

'동광문화마을'은 제주특별자치도가 2004년 22억5000만원을 투자해 동광리와 주변 57가구를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만든 국내 최초의 그린빌리지이다. 가구당 2790만원이 든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비용은 도와 국가가 지원했고 주민부담은 전혀 없었다.

이곳 주민들은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는 태양 전기판을 지붕이나 옥상, 집 뒤 텃밭 등에 설치해 전기를 생산, 이용하고 있다. 주택마다 7평 정도의 면적에 3㎾용량의 주택형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각 가정마다 한달 평균 250㎾의 전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렇게 낮에 생산된 전력은 각 가정마다 사용하고도 남아 여유전력을 한전으로 전송했다가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하거나 전력 사용이 증가하는 밤에 다시 받아 사용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실시한 지난해 동광문화마을의 태양광 발전시설 모니터링 결과, 연간 16만∼17만㎾의 전기를 생산해 마을 전체 사용전력의 73∼74%를 공급했고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이후 약 3년8개월 동안 2억여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사업 추진 당시에는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낯선 인식과 전기 생산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심리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재 태양광 발전 설비를 하지 않은 주민들이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다는게 주민들의 얘기다.

주민 김모씨(45)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한 옆집은 200원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는데 우리집은 전기요금이 여름철은 12만원, 요즘은 6만원이 나온다"며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 거절했던 주민들은 이제와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계획에 따라 현재 247가구의 태양광 개인주택을 오는 2011년까지 1000가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 태양광발전 전기사용 문제점

동광마을과 더불어 제주특별자치도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 지난 2005년 150kW급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하고 자체 발전 시설로 섬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흐린 날과 우천시를 대비해 디젤발전기를 보조로 사용하는 전력 공급 시스템이 구축됐다.

당시 30여가구가 살던 섬에는 50여 가구가 한꺼번에 사용 가능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150kM급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면서 태양광으로 에너지 자급자족이 이뤄지는 듯 했다.

그러나 현재 에너지독립을 꿈꾸던 마라도의 상황은 많이 변해있다. 전기를 값싸게 사용하던 주민들의 집에는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등 전기제품이 늘어갔고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음식점과 편의시설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 하나둘 육지에서 들어온 마라도 일주용 전기카트가 수십대에 이르며 전력부족 상황에 상시적으로 디젤발전기를 돌려야 하는 일이 벌어 졌다.

잦은 태양광 발전 시설의 고장도 문제점이다. 마라도의 경우는 당초 설계가 잘못돼 충분한 전력을 제대로 생산해 내지 못하고 있고 동광마을의 경우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인버터가 외부에 설치된 몇몇 가구들은 습기로 인해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 초기에 설치된 외국산 태양광 전기판(모듈)과 핵심 부품 등은 기술력 부족으로 고장시 긴 수리기간이 발생해 태양광 발전 시설을 확대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 현재의 태양광 발전 기술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 설치된 150kW 태양광 발전소.

고유가 시대을 맞으면서 태양에너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태양광주택 보급을 위해 발전설비 설치비용에 60%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특히 예년에 비해 올해는 지난 8월말에 한 해 지원사업예산이 바닥난 상태이다. 이와함께 각 지자체도 적극적인 추가 지원에 나서고 있다. 청주시의 경우 정부의 태양광주택 10만호 보급사업과 연계해 올해 300가구에 3억원을 지원했다.

태양광의 선결조건인 일조량도 한국은 세계 평균치를 웃돌고 있고 태양에너지는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매력에 대기업도 적극적인 기술개발에 나서면서 기업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국내 기술력이 크게 향상돼 시장확대와 가격하락을 이끌고 있어 1kW 당 1000만원하던 설치비용이 지난 5년전에 비해 700만원대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에너지관리공단 충북본부 하원형 부장은 "태양광 발전 설비 3kW 설치시 가구당 평균 월 10만3050원의 전기요금이 태양광 이용시 월 1만1720원에 불과해 매월 9만1330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본부 안준관 부장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태양에너지는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완화하는 가장 적절한 수단이어서 태양광 주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다도 필요한 시기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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