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한성항공
무책임한 한성항공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8.10.2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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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성항공 경영진은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18일부터 전노선에 걸쳐 운항중단에 들어가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의 주요내용은 운항중단의 직접적인 이유가 고유가와 고환율, 전세계적인 금융불안 등 외부적인 악조건으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한성항공이 취항후 탑승률과 안전성 등에서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눈부신 발전을 해왔고 일시적인 자금난만 넘어선다면 내년부터 대규모 흑자가 예상된다는 얘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정작 경영실패에 대한 자기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회견 중 한 기자가 "임직원이나 충북도민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서야 "급여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직원들에게 죄송하다"고 2∼3차례 짧게 언급한 게 전부였다.

더욱이 선불금을 내고 한성항공을 예약한 1만6000여명 고객에 대해 '죄송하다'는 상투적인 사죄의 말 한마디도 없었다. 운항중단 사태가 예견돼 최근 한 달이내에 예매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가급적 예매를 받지 않았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모든 기업이 그렇겠지만 기업의 생명은 누가 뭐래도 고객의 신뢰다. 한성항공을 신뢰하고 예매한 고객 1만6000여명에게 '죄송하다'는 말한마디 안하는 한성항공 경영진의 배짱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게다가 한성항공 홈페이지 안내문은 책임있는 회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예약금에 대한 환불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로 조치해줄 것을 약속합니다. 전화량 폭주로 인해 전화통화에 어려움이 예상되니 관련 문의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보내주시면 확인되는 즉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안내문은 항의전화조차 받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한다고 한성항공의 사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또 제3자가 나서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한성항공 경영진은 먼저 고객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게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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