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충남도교육감 후보에게
차기 충남도교육감 후보에게
  • 문종극 기자
  • 승인 2008.10.1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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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문 종 극 편집부국장

스승, 사부, 그리고 선생.

존경이라는 단어와 잘어울리는 호칭이다. 군사부(君師父)일체를 빗대어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같다'라는 뜻의 영화 '두사부(頭師父)일체'가 나온 세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스승은 존경의 대상이다.

'위대한 스승에게는 훌륭한 제자가 있고 훌륭한 제자에게 역시 위대한 스승이 있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미국의 작가이면서 교육가요, 사회사업가인 헬렌 애덤스 켈러(Helen Adams Keller)를 떠올린다. 그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시청각 장애인이었지만 1904년 대학교를 졸업하고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작가로, 교육가로, 사회사업가로 활동을 펼쳐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전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알다시피 그에게는 앤 설리번이라는 훌륭한 선생님이 있었다. 헬렌 켈러와 설리번은 49년간 스승과 제자 관계를 지속하면서 스승인 설리번은 '기적의 사람'을 만들었고 제자인 헬렌 켈러는 '기적의 사람'이 됐다. 설리번은 헬렌 켈러를 자신의 딸로, 헬렌 켈러는 스승 설리번을 어머니로 생각하는 그런 믿음이 없었다면 그들은 '기적의 사람'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이를 전제로 '훌륭한 스승은 어머니와 같아야 한다'고 주창할 수 있다. '가장 위대한 스승은 어머니'라는 진리가 있다. 1차대전 후 처칠은 대독강경책을 인정받아 연립내각의 수상이 된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냄으로써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한 것이다. 당시 영국의 한 신문이 국민영웅 처칠을 있게한 유치원시절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의 그의 스승들을 밀착취재해 '위인을 만든 스승들'이란 제목으로 보도해 화제가 된바 있다. 이 기사를 본 처칠은 신문사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귀 신문의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스승 한 분이 빠졌습니다. 그분은 바로 나의 어머니입니다"라는 내용이다. 처칠의 위대한 스승 반열에 자신의 어머니도 있었던 것이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한 소년이 위대한 스승을 찾기 위해 집을 나와 아주 오랫동안 방황하다가 지쳐서 숲속에 쓰러져 있는데 흰수염의 한 노인이 나타나"왜 그렇게 방황하고 있느냐" 물었고, 소년은 "위대한 스승을 찾기 위함"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노인은 "네가 찾는 위대한 스승은 지금 곧장 집으로 달려가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나오는 사람이 있을 것인데 그 사람이 바로 네가 찾는 위대한 스승"이라고 가르쳐 줬다. 소년이 단걸음에 집에 도착해 대문을 두드리자 정말로 한 여인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나와 맞았다. 그렇게 찾아 헤매였던 위대한 스승은 바로 소년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어머니의 위대함을 역설하는 것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스승은 모름지기 어머니 같아야 한다'는 얘기도 된다.

오늘날의 교육현장에 '어머니 같은 스승만 있다'면 심심찮게 발생하는 교육계의 파행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인사청탁성 뇌물수수와 일부 교직원들에게 선거개입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온 오제직 충남교육감이 사퇴했다. 취임 석달도 안돼 불명예 퇴진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권력과 명예욕을 채우기 위해 자식을 이용하는 어머니는 없다. 되뇌어 본다. '위대한 스승은 무릇 어머니 같아야 한다'고.

차기 충남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출사표를 던지기 전에 자신의 위대한 스승, 어머니를 한번만 생각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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