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잔치
함께하는 잔치
  • 손근선 기자
  • 승인 2008.10.02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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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2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6일부터 9일·전남 광주)가 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충북도민들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하다. 특히 엘리트체육에만 목맨 충북도교육청의 무관심은 더하다. 심지어 충북 장애인체육인들까지 "재미도 없는 대회에 누가 찾겠느냐"는 식이다. 사실 장애인체전에서 선수들은 엘리트 체육처럼 화려하지도 않을 뿐더러 감동과 탁월한 경기력도 없다.

지난해 앞을 못보는 시각장애인들의 농구대회에선 어느 경기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 연출됐다. 앞을 못보는 선수들이 상대 진영 골대가 아닌, 자기편 골대에 공을 넣는 모습에 지켜보던 몇몇 관중들은 박장대소한다.

그러나 관중들의 웃음 뒤엔 감독, 코치, 선수 부모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열을 올리며 선수들에게 작전을 구사한다.

이처럼 장애인체전은 재미도 없고, 우스꽝스러운 대회라는 게 일반인들의 시각이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장애인체전 땐 유독 도내 인사들을 볼 수 없었다.

대회 3일째 '충북장애인협의회 인명기록부'를 살펴보면 도내 인사 12명이 다녀갔다. 충북도의원 4명, 기관·단체장 1명, 충북체육회 사무처장과 경기 전무이사 3명, 충북도청 국장 2명과 체육과장 등이 전부다. 언론들의 비난에 못 이겨 대회 4일째 소수의 충북도교육청 장학관 등이 부랴부랴 경기장을 찾았다. 그것도 인사만 건네고 도망가듯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매번 '그들만의 잔치'로 치러지고 있는 장애인체전이 이번만큼은 '함께하는 잔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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